[스타트업人] “미술품 가치를 ‘데이터’로 분석합니다” 테사 에셋의 아트 애널리스트 이야기 | KS News
[IT동아 정연호 기자] ‘스타트업人’은 빠르게 발전하고 성장하는 스타트업 속에서 일하는 사람의 이야기를 담고자 합니다. 정확히는 ‘그들은 무슨 일을 할까?’라는 궁금함을 풀고자 합니다. 많은 IT 기업이 ‘인재’를 채용하기 위해 치열하게 경쟁하고 있다는데, 정작 해당 인재는 그 기업에서 무슨 일을 하는지 궁금하잖아요. 예를 들어, 같은 부서, 같은 직함을 가진 구글의 인재와 페이스북의 인재는 똑 같은 일을 하고 있을까요?
이번에 소개할 ‘스타트업人’은 ‘테사 에셋(TESSA ASSET)’의 아트 리서치팀(Art Research & Acquisition) 박정은 애널리스트와 김상아 애널리스트입니다. 스타트업人을 챙겨 보신 분이라면 두 가지 정도의 궁금증이 생겼을 거 같습니다. 첫째, 스타트업人에서 소개했던 테사와 테사 에셋은 어떻게 다른 건지? 둘째, 미술 시장에도 작품의 가치를 평가하는 애널리스트가 있다는 건지?
질문에 대한 답을 하기 전, 기존 미술 시장의 특성을 한번 짚어보면 좋을 거 같습니다. 미술 시장은 전형적인 ‘그들만의 리그’라고 하죠. 시장은 부유한 사람들에게만 열려 있고, 전문 경영 시스템이 흔한 편은 아닙니다. 그야말로 주먹구구식인 체계라는 말도 나오죠. 작품 거래 현황을 보면 판매 채널에 따라서 작품 가격이 20~30% 정도 차이가 나는 게 흔한 일이라고 합니다. ‘부르는 게 값’이라는 말이 나올 수밖에 없겠네요. 경매 작품 추정가에 참여하는 전문가도 비공개인 경우가 많고, 프라이빗 거래에선 상대방을 신뢰하지 않으면 작품을 판매하지 않는 사람도 많다고 합니다. 미술 시장에 익숙지 않은 사람이라면 쉽게 접근할 수 없는 구조인 거죠.
아트테크 플랫폼 ‘테사(TESSA)’의 이름은 ‘자산’을 뜻하는 ‘에셋(Asset)’의 스펠링을 뒤집어 만든 것입니다. 접근이 쉽지 않았던 미술 작품의 접근성을 높이기 위해서, 테사는 블루칩(우량) 예술 작품을 구매해 소유권을 분할 판매합니다. 수억 원~수십억 원에 달하는 고가의 미술 작품 소유권을 여러 명이 공동으로 구매할 수 있도록 하는 거죠. 수백, 수천 명이 미술 작품을 분할 소유하기 때문에 억대가 넘는 작품도 소액(최소 1,000원)으로 구매할 수 있습니다.
테사가 할 일은 ‘좋은 작품(블루칩 작품)’을 들여오는 것입니다. 여기서 드는 질문 하나. 좋은 작품은 대체 뭘까요? 역사적인 가치가 있는 것 혹은 상업적인 가치가 있는 것일까요? 이 질문에 답하려고 하면, 사람마다 가치 판단의 기준이 다르기 때문에 객관적인 작품 가치를 산출하기 어렵다는 문제가 발생합니다.
테사 에셋은 작품의 가치를 산정하는 전문성을 고도화하기 위해 분화한 테사의 자회사입니다. 객관적인 기준으로 작품 가치를 분석하고, 리스크가 적으면서 가치의 증가를 안정적으로 기대할 수 있는 작품을 들여오는 일을 합니다. 순수미술, 미술사, 문화예술 경영, 금융, 법률 전문가들로 구성돼 있다고 합니다. 테사 에셋의 아트 애널리스트는 작품을 들여오는 전반적인 과정을 맡고 있습니다. 작품을 선정하고, 경매에 직접 참여해 작품을 입찰하기도 하죠. 박정은, 김상아 아트 애널리스트에게서 테사 에셋의 비즈니스, 문화에 대한 이야기를 들어봤습니다.
IT동아: 테사 에셋 아트 리서치팀에서 애널리스트로 일을 하고 있다고 들었습니다. 아트 애널리스트는 어떤 일을 하는 건가요?
박정은 애널리스트: 저희는 테사에 들여올 블루칩 작품을 선정하고 작품의 가치를 분석하면서, 실제로 미술품을 매입하고 매각하는 과정을 맡고 있어요. 작품의 가치를 판단할 때는 공개된 데이터를 대부분 활용합니다. 글로벌 경매 데이터, 작가 전시 이력과 시장 평판, 메가 갤러리 전속 여부, 기관의 작품 소장이력 등 작품의 가치와 종합적인 활동 이력을 함께 고려해요. 작품의 1, 2차 시장 가격 데이터를 취합해 현재 가치와 향후 가치 상승의 가능성을 분석한다고 보면 될 거 같아요.
김상아 애널리스트: 중요한 건 작품을 선정할 때 테사의 블루칩 기준에 맞는 안전한 작가인지와 관련된 점입니다. 미술 시장엔 일반적으로 사용하는 블루칩 기준이 있는데, 테사는 그것보다 더 엄격하게 접근해요. 테사는 연 1000만 불 이상의 경매 거래 금액, 경매 유찰률 30% 이하, 연간 경매거래 횟수 100회 이상, 글로벌 경매 기관의 거래 이력, 전 세계 아티스트 랭킹 200위 이내 등의 조건으로 가치가 안정적으로 상승할 수 있는 우량 작품인지를 판단하거든요. 샤갈처럼 세계 거장의 작품을 들여오기도 하지만, 해외 미술 시장에서 인지도는 높으나 국내에선 잘 알려지지 않은 ‘블루칩 아티스트’ 작품도 선정하고 있어요.
IT동아: 테사의 이용자들이 관심을 가질 법한 부분은 ‘작품의 가치가 안정적으로 유지될까?’인 듯합니다. 미술 작품은 경제 상황 같은 외부 변수에 영향을 많이 받나요?
박정은 애널리스트: 어떤 작품인지에 따라 조금씩 달라요. 이미 높은 가격대가 형성된 작품은 세계적인 거장들의 마스터피스가 대부분이에요. 이런 작품은 가치의 변동이 큰 폭으로 일어나지 않고, 가치가 서서히 상승하는 편이에요.
김상아 애널리스트: 미술품은 다른 금융상품들과 달리 실물자산이라서 경기가 안 좋아도 그냥 계속 갖고 있다가 상황이 풀리면 팔 수도 있어요. 그래서, 경기 상황에 크게 영향을 받지 않는 재산이에요.
IT동아: 인터뷰 전에 아트 애널리스트라는 직업을 보고 금융권의 애널리스트가 떠올랐습니다. 두 직종이 유사하다고 보면 될까요?
박정은 애널리스트: 테사 앱에 들어가면 공모 작품마다 리포트가 달려 있어요. 리포트엔 작가의 최근 몇 년 동안의 활동 내용, 세계 3대 경매 등의 옥션 데이터 기반으로 한 가치 상승률, 1년 동안의 총 거래 금액 상승률 등의 데이터가 제공돼요. 저희는 시장을 조사하면서 작품의 유의미한 변화를 파악하고, 이런 것들을 정량적인 수치로 제공하는 일을 해요. 이용자들이 테사를 통해서 분할 소유권을 구매하는 데 참고할 수 있도록 과거의 데이터를 보여드리는 거죠. 향후에 어느 정도로 가치 상승이 일어날지를 개런티 하진 않아요. 리포트에도 항상 가치 상승률을 테사가 개런티하지 않는다고 명시합니다. 테사의 리포트는 이용자가 작품을 구매하기 전 공부할 수 있는 자료 정도로 생각하면 될 거 같아요.
IT동아: 원래 미술 산업에서도 미술 작품의 가치를 데이터로 산정하는 게 보편적인가요?
김상아 애널리스트: 미술품의 가치를 판단할 땐 이론적으로 접근하는 게 일반적이었어요. 저희 둘 다 미술 산업에 있었지만 테사처럼 미술 작품의 가치를 정량적인 수치로 표현하는 건 처음 접했어요. 테사(TESSA)는 에셋(Asset)을 뒤집어서 만든 단어예요. 미술품을 소유할 수 있는 자산으로 보기 때문에 밸류에이션이 필요해요. 일반적으로 작품의 예술적 가치를 분석할 때는 미술사적으로 어떤 의미를 가지고 있는지, 어떤 사상과 화풍의 영향을 받았는지 등에 중점을 두고 작품을 분석해요. 하지만, 이러한 분석은 주관적일 수 있기 때문에 테사가 이용자에게 최대한 객관적인 정보를 제공해야 한다는 점에선 부족한 점이 있어요. 그래서, 미술품을 소유하고 구매할 이용자가 쉽게 납득할 수 있게 작품을 예술적으로 설명하면서도, 정량적인 수치로 작품의 가치를 분석하고 이에 대한 정보를 제공하고 있어요.
IT동아: 블루칩 작품의 핵심 키워드는 데이터겠네요. 어떤 데이터를 참고하고 있고, 데이터를 어떻게 모으는지 궁금해요.
박정은 애널리스트: 크리스티, 소더비, 필립스 같은 세계 3대 경매 회사 데이터는 다 공개가 돼요. 다른 옥션도 자료가 공개되는데, 공개된 범위의 데이터를 다 끌어 모아서 활용해요. 공개되지 않는 프라이빗 세일의 경우엔 정확한 거래 가격을 다 알 순 없어서 제외하고 있어요. 또, 어느 갤러리에 소속됐는지, 어떤 기관이나 컬렉터가 소장했는지도 함께 고려해요. 그 사실만으로도 미술 시장에서의 평판을 알 수 있거든요. 유명한 컬렉터라면 예술적으로 조예가 있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그들의 안목을 신뢰하는 거죠. 정말 좋은 작가 혹은 작품만 선정할 거라는.
김상아 애널리스트: 공개된 데이터만으로 작품 시세를 정확하게 알 수는 없어요. 저희도 갤러리 등의 네트워크를 활용해서 유사한 작품이 어느 선에서 가격이 형성됐는지를 확인해요. 그리고, 경매는 변수가 많아서 현장의 반응이 중요해요. 전까진 이 정도는 아니었던 거 같은데 경매 날 입찰 경쟁이 붙고 인기가 치솟는 경우도 있어요. 그래서, 경매 결과만을 신뢰하는 건 무리가 있다고 보는 사람도 많아요. 현장의 분위기가 어땠는지도 참고해야 한다는 거죠. 저희도 한 가지 기록만 보기보단 경매 현장의 분위기를 참고하고, 분석할 수 있는 과거부터 현재까지의 모든 데이터를 활용해서 최대한 변수를 제거하려고 노력하고 있어요.
IT동아: 이야기를 들어보니까 굉장히 흥미롭네요(웃음). 일하는 모습에 대한 설명을 좀 더 듣고 싶어요. 최근에 매입한 작품 중 인상 깊었던 게 있나요?
박정은 애널리스트: 3월에 아야코 록카쿠의 작품을 테사 플랫폼에 들여왔어요. 이 작품은 최근 낙찰된 결과를 보면 매우 빠르게 가격 상승이 이뤄지고 있거든요. 항상 ‘작년에 샀으면 어땠을까’ 이런 생각을 해요(웃음). 입찰에 응모하기 전에 ‘지금이 가장 높은 가격이 아닐까?’ 하는 망설임도 항상 있습니다. 작품을 가져올 때 지금 이 가격에 들여와도 무리가 없는지를 판단해야 하니까요.
김상아 애널리스트: 고점 문제의 경우엔 작품 시세를 참고해서, 시세보다 낮은 가격에 들여오려고 노력하고 있어요. 평판이나 명성이 유사한 아티스트의 작품은 어떻게 거래되는지, 해당 아티스트가 어떤 전시를 하고, 그 아티스트의 작품이 시장에 얼마나 공개될지도 검토해요. 시장에 동일한 작가의 작품이 늘면 가격은 내려가는 게 일반적이니까요.
IT동아: 미술 작품은 원래 매각 속도가 느린 편인가요? 지금 경기 상황이 좋지 않아서 느린 건지, 원래 시장이 그런 건지 궁금해요.
박정은 애널리스트: 테사의 매각 속도는 사실 미술 시장에서도 상당히 빠른 편이에요. 미술 시장에서 작품 매각의 적정 타이밍으로 보는 게 최소 2~3년, 장기적으로는 10년 이상이 되기도 하죠. 정말 좋은 작품이 오랫동안 시장에 나오지 않는다면, 그 작품의 가치는 시간이 지날수록 상승하는 구조이기도 해요. 그래서 미술품에 접근할 땐 장기적으로 보는 게 좋다고 말씀드리고 싶어요.
IT동아: 테사에 오기 전에도 미술 산업에서 일을 하셨나요?
박정은 애널리스트: 저는 문화예술 경영을 전공했고 미술 쪽에서 대학강의나 전시, 기획, 대안공간 큐레이터 일을 했어요. 테사엔 리서치 업무로 지원을 했어요. 저는 작품 리서치를 항상 기본적으로 했으니까 충분히 가능하겠다고 생각했거든요. 전공이 문화예술 경영이다 보니 전문적인 비즈니스 체계를 갖춘 회사에서 예술 관련 업무를 하고 싶었어요. 테사에 오고 싶었던 이유는 예술에 전문성을 갖춘 비즈니스 체계를 접목했다고 봤기 때문이었어요. 전문적인 경영이 이뤄질 거 같고, 배울 것도 많다고 봤거든요.
저희 둘 다 일 년 전에 테사에 입사했어요. 테사의 아트 애널리스트 일은 저희와 함께 시작하고 계속해서 발전했다고 생각해요. 데이터를 통해 작품 가치를 분석하는 일이 주 업무인데, 기존 경매 기관이나 금융권에서도 유사한 업무를 하는 걸로 알고 있지만 ‘아트 애널리스트’로 특화되는 직업은 아직 국내에서는 생소하다고 봐요. 저희의 베이스가 미술 전공이고 기존 업무에 작품 리서치도 포함돼 있다 보니, 애널리스트 시스템을 구축하는 것도 가능했어요. 숫자를 직접적으로 쓰는 일은 아니었지만 작품의 가치를 판단하는 것에는 익숙했고, 그걸 숫자로만 관점을 바꿔서 표현하는 일이니까요. 가치를 숫자로 표현하니까 그래서 더 새롭고 재밌더라고요.
김상아 애널리스트: 저는 미술사학과 박물관학을 전공했어요. 그 전엔 박물관과 공기업에서 스타트업 비즈니스 관련 일을 했어요. 지금 하는 일도 기존에 했던 일의 백그라운드와 부합해요. 입사 전에 이쪽 분야에 대한 리서치를 하다가, 테사 대표님과 실무자분들의 인터뷰를 봤는데 비전이 있는 곳이라고 생각을 하게 됐어요. 비즈니스의 체계성이 눈에 띄었고, 글로벌한 미술 작품도 들여온다는 게 강점으로 보였어요. 그래서 테사에 오게 됐습니다.
IT동아: 아트테크라는 새로운 분야에 진입하면서 걱정되는 점은 없었나요?
김상아 애널리스트: 미술품을 공동 소유한다면 많은 사람들이 이 산업에 관심을 가질 수 있겠다고 생각했죠. 다만, 전통적인 미술 시장에선 그렇게 반기지 않을 수도 있겠다는 걱정도 했고요. 저희가 기존 시장의 룰을 완전히 무시하는 건 아닙니다. 그 안에서 조금이나마 변화를 만들려고 노력한다고 봐주시면 될 거 같아요. 개인적인 생각으론, 미술품 혹은 박물관은 지루하다고 여기는 사람들도 있으니까, 공동 구매를 통해서 작품에 대한 관심을 끌어올린다면 충분히 좋은 변화라고 생각하고 있어요. 테사는 작품이나 작가, 미술 트렌드에 대한 콘텐츠도 많이 제공해요. 애널리스트들이 작품에 대한 리서치를 하니까, 마케팅팀에선 저희한테 테사가 해외의 작품을 국내에 알리는 ‘문익점’이 돼야 한다는 이야기를 가끔 해요(웃음).
IT동아: 일을 하면서 ‘어떠한 역량이 중요하다’라는 생각들이 각각 있을 거 같아요. 아트 애널리스트는 어떤 역량이 중요하다고 보세요?
박정은 애널리스트: 미술 말고도 경제, 정치 등 다방면에 걸쳐서 상황을 파악할 수 있어야 해요. 저희도 계속 시사 이슈들을 확인하고 있어요. 외부 요인들이 시장에 영향을 미치니까 미리 알고 대비를 해야 하거든요. 최근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의 경우 그 나라 작품을 사는 것도 조심스럽죠. 다만, 특정 국가에 대한 국민적인 감정이 결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건 아니에요. 미술은 글로벌한 시장이다 보니 국적을 많이 따지지 않거든요. 그래도, 작가의 정치적인 성향이 너무 강하다는 리스크가 있다면 선정 과정에서 최대한 조심하려고 하고 있어요. 중요한 건 작품의 가치를 산정할 때 개인의 선호도가 아닌, 객관적 자료에 철저하게 의거해서 분석을 해야 한다는 거예요. 숫자로 가치를 증명하는 게 필요합니다. 물론 작품의 예술적 가치를 알아보는 능력은 기본적으로 갖춰야 할 역량입니다.
김상아 애널리스트: 이 분야에서 역량을 키우고 싶다면, 옥션 하우스의 경매와 다양한 전시 관람을 통해 여러 작품과 작가에 대한 정보를 얻고 안목을 높이는 게 중요해요. 저희는 개인이 선호하는 작품을 들여오는 게 아니라 대중적인 취향에 맞는 작품을 고려해야 하거든요. 작품을 다방면에서 볼 수 있는 눈을 키우는 게 필요해요. 경매 현장만 보더라도 상황에 따라 분위기가 정말 다르거든요. 경매사가 어떻게 경매를 리드하느냐에 따라 작품의 가격이 달라지기도 해요. 경매는 변수가 많이 생기는 곳이라서 타이밍과 분위기를 잘 읽어야 해요.
IT동아: 일을 하면서 좋았던 순간이 언제인지도 궁금해요.
박정은 애널리스트: 구하기 너무 힘든 작품인데 이를 구매했을 때요. 이런 작품들을 실물로 보면 정말 좋아요. 회사도 조금씩 성장하면서 하루가 다르게 발전하는 것도 체감되는데, 그 과정에 기여한다는 것도 좋아요. 처음엔 저희도 증권사 리포트를 많이 참고하면서 체계를 구축했어요. 이제 어느 정도 자리를 잡은 게 만족스럽죠.
김상아 애널리스트: 저희는 타깃 아티스트를 적어 놓고 항상 경매 소식 등을 살펴봐요. 그래서 해당 아티스트들의 좋은 작품이 경매에 출품되면 입찰하려고 많이 노력해요. 글로벌 옥션에 참여해서 개인으로서는 시도하지 못할 금액대의 작품을 낙찰받는 것도 큰 즐거움이죠.
IT동아: 반대로, 일을 하면서 어려웠거나 지금도 고민이 되는 부분이 있을까요?
박정은 애널리스트: 고민되는 건 작품 거래를 협상하는 과정에서 셀러분들이 마음을 바꿀 때인 거 같아요. 테사는 경매 말고도 프라이빗 거래로도 작품을 들여오는데, 셀러분들이 거래 도중 생각을 바꿀 때가 당황스럽죠. 테사가 서비스를 제공하는 과정에서 여러 변수도 존재하다 보니 그걸 대중들에게 설득하는 것도 쉽지 않은 일인 거 같아요. 물론, 테사도 변수가 발생할 때 리스크를 최대한 줄일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습니다.
IT동아: 아트 애널리스트로서 이 시장의 전망은 어떻다고 보시나요?
김상아 애널리스트: 자산을 공동으로 소유하는 서비스는 지금도 상당히 많이 나와 있어요. 고가의 자산을 개인이 소유하기 부담스럽다면, 나눠서 소유할 수 있게 해주는 것인데요. 이런 분야에서 긍정적인 경험을 하게 된다면 이용자분들도 부담스럽지 않은 선에서 계속 서비스를 이용할 거라고 생각해요. 이용자들이 안심하고 지속적으로 공동 소유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도록 환경을 제공한다면 시장도 안정적으로 클 거라고 기대하고 있어요.
박정은 애널리스트: 미술 시장도 다른 시장처럼 하락 사이클은 있어요. 다만, 미술 시장은 하락 폭이 다른 시장에 비해 작고, 회복 속도가 빠르다는 게 특징이에요. 장기적으로 보면 계속 성장할 수 있는 시장이라고 생각해요.
IT동아: 좋은 얘기 많이 들었습니다. 마지막으로 테사에서 어떤 목표를 이루고 싶은지 이야기를 듣고 싶어요.
박정은 애널리스트: 테사 에셋에서 발행하는 리포트를 미술 시장 혹은 아티스트에 대한 리포트로 확대할 계획을 하고 있어요. 지금까지는 아트 애널리스트라는 직업의 체계를 세우는 과정이었고, 이제 하반기에는 좀 더 고도화된 작업을 하려고 해요. 개인적으론 회사에서 애널리스트 작업을 고도화할 때 함께 힘을 싣고 싶어요. 또, 이런 데이터가 쌓여서 학술적으로도 의미가 있는 결과를 내면 좋겠다는 생각을 합니다.
김상아 애널리스트: 아트테크에 대한 대중적인 관심도 커지고 있으니, 테사 에셋의 업무 내용을 바탕으로 유익한 인사이트를 제공하고 싶어요. 미술품 구매는 테사 같은 플랫폼을 통해서 최근 대중화가 되고 있어요. 저희는 미술품과 컬렉팅에 대한 교육이 필요하다고 판단했고, 테사 에셋에서 교육 프로그램을 준비하고 있어요. 이 일을 잘하고 싶어요. 미술 시장이 낯선 분들은 작품의 매각 속도가 조금 길다고 걱정할 수 있는데, 시장에 대한 특성을 잘 설명하면 충분히 불안을 해소할 수 있다고 봐요.
글 / IT동아 정연호 (hoho@i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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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천: IT동아 (CC BY-NC-ND 2.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