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고리즘랩스 “AI 제작은 현업자의 ‘불편함’에서 시작돼야 한다” | KS News
[IT동아 정연호 기자] 서울창조경제혁신센터는 민간의 우수한 인공지능(AI)·소프트웨어(SW) 교육 기업과 기술을 도입하려는 수요 기업을 매칭하는 ‘2022년 산업 맞춤형 AI 인력양성 바우처 지원’ 사업을 진행했습니다. 해당 사업을 통해 공급 기업은 AI 교육 역량을 확보하고, 수요기업은 AI·SW 도입 전략부터 입문, 특화에 이르는 실무 교육을 제공받았습니다.
서울창조경제혁신센터는 바우처 지원을 통해 우리 기업들의 AI·인공지능 역량 확보는 물론 장기적으로 우리 산업 전반의 경쟁력의 강화를 도모합니다. 2022년 산업 맞춤형 AI 인력양성 바우처 사업에 참여한 기업들 중 주목할만한 성과를 거둔 공급기업과 수요기업을 선정해 집중 조명합니다.
노코딩 AI 개발도구 제공하는 알고리즘랩스는 이 사업에서 공급기업으로 참여하고 있다. 비전문가도 AI를 개발해 업무를 효율화 하도록 AI 최적화 기술(AI Pipeline Optimizer)을 제공하며, 기업들이 AI를 명확하게 이해하고 개발하도록 돕는 교육도 제공한다.
알고리즘랩스의 손진호 대표는 “AI는 ‘완성된 기술’이 아니다”라고 설명한다. AI는 이제 탄생하기 시작한 분야이며, 개별 기업이 각자의 상황과 목표에 맞게 만들어야 한다. 손 대표는 “다만, 고객 중엔 AI를 사용하고 싶은데 이를 어떻게 쓸지 구체화하지 못하고, 모호한 목적의식만 갖는 경우가 많다”고 설명한다. 많은 기업들이 AI가 개척할 목적지를 스스로 발견할 역량이 부족하다는 뜻이다. 때문에, 좋은 AI를 쉽게 제작하는 도구를 제공하는 것을 넘어서, 알고리즘랩스는 이 도구를 잘 사용할 수 있도록 교육도 한다.
손 대표는 “업무 담당자들이 AI를 잘 이해해야만 AI도 널리 보급될 수 있다. 기존 AI 제작 방식은 이해가 어려우니 쉬운 교육, 코딩 없이도 AI를 쉽게 제작하는 노코드 기반의 개발도구를 제공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알고리즘랩스의 개발도구 사용할 땐 우선 교육을 통해서 AI 기획 문서를 도출한다. 이를 통해 고객사가 원하는 AI 모델을 구체화하고, 기술 구현에 필요한 핵심 요인을 추출한다. 이후로 AI 파이프라인 옵티마이저를 통해 데이터를 학습하면 AI 모델이 자동으로 제작된다. 마지막으로 AI 모델을 실무자가 쓸 수 있도록 쉬운 인터페이스를 만드는 것으로 AI 개발은 마무리된다.
구체적으로 어떤 업무에 알고리즘랩스의 개발도구를 적용할 수 있는지 묻자 그는 “기업 밸류체인의 모든 과정마다 효율화가 가능한 지점이 있다”고 답했다. 밸류체인이란 디자인, 마케팅, 부품 생산과 조달, 가공, 판매, 관리 등 기업이 제품과 서비스를 생산하는 모든 과정을 뜻한다. 예를 들면, 특정 영업 지점의 매출을 높이기 위해 어떤 영업 활동을 필요할지 AI로 예측하는 것도 가능하다. 이 모든 과정을 AI로 효율화하는 것은 IT인력을 많이 보유한 빅테크 기업에게도 불가능한 일이다. 이들의 IT팀은 기업의 핵심 사업을 담당하는 것만으로도 벅찬 상황이기 때문이다.
손 대표는 “밸류체인에 AI를 적용한다는 건 기업 실무 담당자 한 명 한 명이 여러 개의 AI를 쓴다는 걸 뜻한다. 임직원이 10만 명인 기업이나, 인력이 부족한 중소기업이나 이러한 수요를 감당하는 건 쉽지 않다. 개별 직원이 쉽게 AI를 제작할 수 있는 역량을 갖추는 걸 도울 전문 파트너가 필요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최근 알고리즘랩스가 대학과 협력하고 있는 프로젝트는 대학 중도이탈자를 예방하기 위해서, 어떤 요인이 중도이탈에 영향을 주는지 예측하는 AI 모델이다. 손 대표는 “인공지능이 없을 땐 누가 나갈지를 감으로 예측하고 관리했다면, 이젠 데이터를 바탕으로 중도이탈률을 줄일 수 있게 됐다”고 설명했다.
AI 시스템 구축엔 큰 규모의 데이터 인프라가 필요하다고 생각하지만, 최근엔 클라우드를 통해 이러한 문제가 해결됐다는 게 손 대표의 설명이다. 지금까지 알고리즘랩스가 검토한 AI 기획서는 1만 건. 고객사로는 중소기업보다 IT인력이 풍부한 대기업이 더 많았다. 알고리즘랩스도 대기업 계열사부터 중견 기업, 중소 스타트업까지 고객사를 차츰 확장하고 있다. IT리소스가 부족한 중소기업도 알고리즘랩스를 통해 AI모델을 개발하는 게 가능하다고 한다.
‘산업맞춤형 AI인력양성 바우처 지원 사업’에서 알고리즘랩스가 AI교육을 한 기업은 글로벌 교육 전문 기업 인타임즈인이다. 인타임즈인은 수강생의 영어 실력을 맞춤형으로 분석하고, 이에 맞는 교육을 제공하는 AI 기술을 제작하고 있다. 두 기업은 바우처 사업 전부터 AI 도입을 위해 협력해왔지만, 프로젝트에 속도가 붙은 건 AI인력양성 바우처 사업 이후라고 한다.
인력양성 바우처 사업 담당자들이 AI에 대한 이해력이 높았고, 이를 기반으로 공급기업과 수요기업의 요구사항이 잘 맞춰졌다고 손 대표는 설명했다. 그는 “수요기업 입장에선 교육 비용을 지원받기 때문에 교육에 대한 부담이 덜했을 것이고, 공급기업 입장에서도 우리가 생각하는 교육을 맞춰 제공할 수 있는 기회가 됐다”고 말했다.
“카이스트와 함께 AI에 익숙하지 않은 기업이 AI를 어떻게 도입해야 할지 3년째 연구 중이다. 결론을 얘기하면 AI를 도입하기 전 코딩 같은 기술적인 접근 대신, AI 도구를 이해하는 것이 더 중요하다. AI 개발 인프라를 직접 만드는 것보다는 시중에 있는 기술을 잘 활용해 사업에 적용하는 방식도 가능하고 효율적이다. 이를 위해 AI 인력양성 바우처 지원 사업에 있는 공급기업을 찾는 것도 큰 도움이 될 것이다”
기자는 인타임즈인도 인터뷰했는데 당시 “알고리즘랩스의 AI 개발도구는 개발 언어를 사용하지 않아서 비전문가도 활용하기 좋다. 또한, 현업자가 산업의 페인 포인트(불편함)를 정확하게 인식하고 개발에 나서야 한다는 점이 강조됐는데 이 부분이 인상적이었다”는 말이 나왔다.
AI와 현업자가 느끼는 페인 포인트 간 관계를 자세히 묻자 손 대표는 “AI는 본인이 마주하고 있는 페인 포인트가 정확하게 연결돼야 가치가 생기는 도구다. 해결할 문제가 없다면 도구를 억지로 사용하는 것이 될 수 있다”고 답했다. 실제로 AI 업계 관계자들이 주로 하는 말이 “AI를 도입하려는 고객사가 문제를 명확하게 정의하지 못한다”, “AI에 대한 기대가 너무 높다”는 것이다. 이에 대한 손 대표의 생각은 다음과 같다.
“특정 영역에 문제가 있다고 막연하게 생각하고, AI를 쓰면 해결될 거라는 기대를 하는 기업이 많다. 현업 전문가가 전문성을 통해서 문제를 명확하게 인식하고 AI 도입에 나서는 것이 필요하다. AI라는 기술을 이해하는 것도 중요하다. ‘내년 기름값이 어떻게 될 것인가?’라는 걸 예측하라고 한다면 AI와 맞지 않는 부분이 있다. AI는 규칙과 패턴을 찾아 학습하고, 미래를 예측하는 것이다. 과거 거시 지표를 보고 기름값을 예측할 수는 있지만 지금 혹은 미래와 동일한 과거가 있기는 어려우니, 예측에 한계가 생길 수밖에 없다”
손 대표는 문제의 모호함을 명확하게 하고, 과한 기대를 조정하는 일을 AI 교육이 할 수 있다고 말한다. 그는 “AI인력양성 바우처 지원 사업 등을 통해 AI를 적절하게 배우고, 다양한 실습을 하다 보면 어떠한 데이터로 무엇을 할 수 있는지가 명확해진다”고 설명했다.
그는 앞으로의 목표를 설명하면서 “현재 AI는 과거 컴퓨터의 도스 환경에 있다고 생각한다. 대부분 전문가나 얼리 어답터(남보다 일찍 신제품을 사용하는 사람들)가 도스 환경에서의 컴퓨터를 썼던 것처럼, 지금 AI도 전문가의 영역에 있다. 앞으로는 누구나 쓸 수 있는 윈도 버전의 AI가 나올 거라고 본다. 그런 환경을 만들 수 있는 노코딩 방식의 개발도구를 만드는 것에 집중할 것”이라고 말했다.
2022년 산업 맞춤형 AI 인력양성 바우처 지원사업에는 총 25개의 공급기업이 참여했으며, 61개의 수요기업이 혜택을 받았다. 올해 사업 성과는 오는 15일, ‘2022년 산업맞춤형 AI인력양성 바우처 지원사업 성과공유회’를 통해 보고될 예정이다. 서울창조경제혁신센터는 내년에도 ‘2023년 산업맞춤형 혁신바우처 지원사업’라는 이름으로 사업을 전개할 예정이다.
글 / IT동아 정연호 (hoho@i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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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천: IT동아 (CC BY-NC-ND 2.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