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업이 IT(잇)다] 고기365 “날 것 그대로 보여주는 ‘리얼뷰’ 온라인 쇼핑 경험 제공” | KS News
한국농업기술진흥원과 본지는 우리나라 농축산업의 발전과 디지털 전환을 이끌 유망한 스타트업을 소개합니다. 기발한 아이디어와 상품, 그리고 독창적인 기술로 우리의 삶을 윤택하게 할 전국 각지의 농축산업 스타트업을 만나보세요.
[IT동아 김영우 기자] 이달 초 통계청이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온라인 쇼핑 거래액은 약 206조원으로,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특히 음/식료품 거래액이 28조 1,508억원을 기록해 전년 대비 15.6% 증가한 것이 눈에 띈다. 이젠 먹을 것을 온라인에서 주문하는 것이 아주 자연스러운 일상이 되었다는 의미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온라인을 통한 식품 쇼핑에 거부감을 가진 소비자는 적지 않다. 특히 정육과 같은 신선식품의 경우, 온라인 상에서 본 상품과 실제 배송된 상품의 상태가 다른 경우가 적지 않아 소비자들의 신뢰를 떨어뜨리기도 한다.
‘너겟슈퍼’는 이를 극복하기 위한 축산물 전문 B2C 플랫폼 ‘고기365’를 선보였다. 특히 공장에서 생산된 각 고기의 형태와 빛깔, 그리고 품질을 인공지능(이하 AI)를 통해 객관적으로 분석해 소비자들에게 그대로 보여주는 ‘리얼뷰(Real-View)’ 등의 기술을 통해 온라인과 오프라인 쇼핑의 간극을 최소화할 것이라고 강조한다. 취재진은 너겟슈퍼 이호진 대표와의 인터뷰를 통해 이들이 추구하는 ‘날 것’ 그대로의 온라인 쇼핑이 무엇인지 살펴봤다.
-이호진 대표는 언론인, 마케터 등 다채로운 경력을 거쳤다고 들었다. 너겟슈퍼를 창업한 동기는 무엇인가?
: 대학시절 언론학을 전공해 졸업 후 잠시 언론사에서 일했지만, 이것이 나의 길은 아니라고 느껴 사업가를 꿈꾸게 되었고, 2017년에 필리핀에서 한국산 화장품 판매 사업을 하게 되었다. K-뷰티 플랫폼을 만들고 인플루언서들과 교류하는 등, 다양한 시도를 했지만 결과적으로 만족스러운 성과를 거두지 못하고 2020년에 사업을 접었다. 필리핀은 외국인에게 배타적인 편이고 직원관리도 쉽지 않은데다 코로나19의 영향도 있었다.
그 후, 온라인 정육 사업을 하는 지인의 사례를 참고해 ‘싼쵸정육점’이라는 판매 브랜드를 오픈했는데, 기대 이상의 성과를 거뒀다. 그러면서 온라인으로 고기를 구매하는 고객들을 자세히 분석할 수 있었는데, 의외로 가장 많은 불만은 고기의 맛이 아니라 배송된 고기의 지방 비율이나 형태, 색상이 사진과는 다르다는 것이었다.
고기에 포함된 미오글로빈 성분은 산소와 접촉하지 않으면 색이 적색에서 갈색으로 변한다. 신선도 유지를 위해 진공 포장을 해야 하는 온라인 판매의 특성 상, 고기의 빨간 빛을 온전히 유지하며 고객에게 배송하는 건 어려운 일이다. 물론 고기의 색이 변했다 하여 맛이나 품질이 떨어지는 건 아니기 때문에 이는 설명을 잘 하면 대부분의 고객들이 이해한다. 더 큰 문제는 온라인 상의 사진에 비해 지방이 너무 많거나 형태가 좋지 않은 고기가 배송되는 경우다.
그래서 우리는 이러한 고객들의 불만을 해소할 수 있도록, 소비자가 실제 구매할 고기의 모습을 생생하게 확인하며 선택할 수 있는 플랫폼을 기획했다. 이를 위해 2021년 5월에 너겟슈퍼를 설립하고 ‘리얼뷰’ 등의 기술을 갖춘 ‘고기365’ 플랫폼을 작년 12월에 론칭했다.
– 고기365는 온라인에서도 오프라인 매장과 같은 구매 경험을 제공한다는 점을 앞세웠다. 구체적으로 어떤 차별점을 갖는가?
: 오프라인 쇼핑은 고객이 상품의 원하는 부분을 직접 확인하며 살 수 있는 것이 최대 매력이다. 온라인에서 이런 경험을 제공하기는 쉽지 않다. 하지만 우리의 리얼 커머스 시스템을 이용하면 공장에서 고기가 생산되자마자 사진이 찍히고 사이즈 등이 자동으로 측정되며 넘버링한 후 고기365에 연동된다.
리얼 커머스 시스템의 핵심 기능인 리얼뷰 기능의 경우, 각 고기의 모습을 생생하게 담는 것 외에 AI를 이용해 육색, 근내지방도를 비롯한 고기의 품질까지 객관적으로 측정한다. 이는 중소기업기술정보진흥원의 창업성장기술개발사업인 ‘디딤돌’에 선정되어 개발된 기술이며, 축산물품질평가원(이하 축평원)에서 API(응용프로그램 인터페이스) 공유를 받는 등, 정부기관과의 협업도 적극적으로 이루어졌다.
– 리얼뷰 시스템을 탑재한 고기365에 대한 소비자들의 반응은?
: 티본스테이크나 토마호크, 우대갈비와 같이 시각적 정보가 중요한 고기부터 리얼뷰를 적용했는데 아직 서비스 초기이긴 하지만 반응은 긍정적이다. 특히 온라인에서 본 사진과 진짜 똑같은 상품이 왔다는 것을 보고 놀라는 분들이 많았다. 특별한 시스템을 탑재했다고 해서 값을 더 받는 것도 아니라 반응도 좋다. 고기365만의 차별화 서비스로 자리잡을 것 같다.
– 많은 스타트업이 양질의 인력 모집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특히 회사의 비전과 가치를 공유하는 인력을 모으는 건 쉽지 않은 일이다. 너겟슈퍼의 임직원들은 어떤 사람들인가?
: 우리 회사의 정규직은 4명, 소수정예다. 20년지기인 마케팅 실장을 비롯, 대부분 예전부터 인연이 있던 분들이라 회사가 지향하는 가치를 이해한다. 그래도 부족한 인력은 외부이사 CTO(최고기술경영자) 등의 파트너십을 통해 극복하고 있다. 특히 우리의 리얼 커머스 시스템을 검증하기 위해 공장에서 많은 테스트를 했는데, 공장의 운영진들도 우리의 비전을 이해하고 협조해 주곤 했다.
– 초기의 어려움을 극복하는데 한국농업기술진흥원의 도움이 컸다고 들었다. 구체적으로 어떤 도움을 받았나?
: 스타트업은 인력과 자금 문제를 해결하는 것이 가장 큰 일이다. 그래서 다수의 정부 지원 사업의 도움을 받아 버틸 수 있었다. 특히 한국농업기술진흥원에서 제공하는 벤처 육성 지원사업의 경우, 작년 4월 즈음에 추가 합격했는데 소정의 지원금도 물론 도움이 되었지만 이보다는 우리의 신뢰도 및 브랜드 파워를 높이는 데 특히 유용했다.
이와 더불어 다양한 네트워킹 기회를 얻게 되었는데, ‘한우연’과 같은 좋은 사업파트너는 물론, 축평원 등의 관련 기관과도 교류하게 되어 한층 체계적인 비즈니스 전개를 할 수 있는 기반이 마련되었다. 다른 스타트업들도 이런 지원 프로그램에 지원해 볼 것을 권한다.
– 향후 계획 및 추가적으로 전하고자 하는 메시지가 있다면?
: 리얼 커머스 서비스를 한층 고도화, 자동화하여 보다 많은 상품에 리얼뷰를 제공할 예정이고 이미지 역시 2D에서 3D로 업그레이드될 것이다. 기존의 온라인 매장에서 이른바 ‘뽀샵질’을 한 사진을 보고 주문했다가 실제 제품에 실망해 온라인 쇼핑 전반에 대한 편견을 품게 된 소비자들도 있을 텐데, 우리는 그야말로 ‘날 것’ 그대로의 데이터를 생생하게 전할 수 있는 서비스를 지향한다.
또한 우리의 기술은 축산물뿐만 아니라 다른 다양한 쇼핑 분야에 확대가 가능하다. 더 나아가 ‘리얼뷰’가 생생한 온라인 쇼핑을 돕는 방법론의 대명사가 되어 ‘호치키스(스테이플러)’, 포크레인(굴삭기)’과 같이 일반명사화된 고유명사가 되기를 기대하고 있다.
참고로 회사명에 들어간 ‘너겟’은 예전에 필리핀에서 사업을 할 때 회사명으로 쓰던 이름이다. ‘작은 금덩이’, ‘너의 마음을 겟(Get)하겠다’ 등의 의미를 품었다. 비록 예전의 너겟은 사업에 성공하지 못했지만 예전의 초심을 잊지 않기 위해 ‘더 큰 너겟’, ‘너의 마음을 겟 할 수 있는 슈퍼마켓’ 등의 의미를 담아 새 회사 이름을 ‘너겟슈퍼’라고 지었다. 너겟슈퍼의 고기365가 열어갈 온라인 쇼핑의 새 지평에 모두 함께해 주셨으면 좋겠다.
글 / IT동아 김영우(pengo@itdonga.com)
—————
원천: IT동아 (CC BY-NC-ND 2.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