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혁신스타트업 in 홍릉] 네오스헬스케어 “의료·산업 분야 활용도 높은 저온 감응형 점착제” | KS News
[IT동아 한만혁 기자] 인공항문을 달고 있는 환자는 배설물을 모으는 장루주머니를 착용하고 수시로 바꿔야 한다. 장루주머니는 피부에 달라붙는 힘, 즉 점착력이 강하다. 배설물이나 냄새가 샐 수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장루주머니를 붙인 부위의 피부는 항상 빨갛게 붓거나 발진이 생긴다. 통증도 심하다.
네오스헬스케어는 인공항문 환자의 불편을 줄이기 위해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과 함께 저온 감응형 점착제를 개발했다. 상온에서는 점착력이 강하지만 온도가 낮아지면 점착력이 떨어져 쉽게 뗄 수 있는 것이 특징이다. 네오스헬스케어는 저온 감응형 점착제를 적용한 장루주머니 상용 샘플을 제작 중이며, 의료기기 인증 획득 후 내년 1분기에 선보일 예정이다. 인공항문 환자가 많은 영국, 중국, 미국 등 글로벌 시장 진출도 준비하고 있다.
네오스헬스케어는 저온 감응형 점착제를 의료, 산업 분야에도 적용하고자 한다. 저온 감응형 점착제의 특성이 창상피복재, 반도체 공정, 마이크로LED 공정 등에 사용하는 기존 점착제의 단점을 해소할 수 있다는 것이 네오스헬스케어의 설명이다.
박만우 네오스헬스케어 공동창업자 겸 최고운영자(COO)를 만나 저온 감응형 점착제와 다양한 활용도, 현재 사업 진행 상황에 대한 이야기를 나눴다.
온도가 내려가면 쉽게 떨어지는 점착제
IT동아: 안녕하세요, 박만우 COO님. 우선 COO님 소개 부탁드립니다.
박만우 COO: 안녕하세요, 네오스헬스케어 박만우입니다. 저는 지난 30년간 IT, 바이오 분야에서 기획과 마케팅 업무를 했습니다. 실리콘밸리에서 근무한 경험도 있고요. 김성환 네오스헬스케어 대표와는 고등학교 선후배로 인연을 맺었습니다.
저희는 10년 전쯤 인공항문 환자의 고통을 알게 됐어요. 인공항문은 체외로 배설물을 배출하기 때문에 그것을 모으는 장루주머니를 착용해야 합니다. 장루주머니는 배설물이나 냄새가 새어 나올 수 있기 때문에 평소에는 단단히 붙어 있어야 해요. 문제는 점착력이 너무 강하면 뗄 때 통증이 심하다는 것입니다. 같은 자리에 계속 붙였다 떼니 피부가 빨갛게 부어오르고 발진이 생깁니다.
당시 저희가 화학 관련 회사를 운영하고 있어서 그들의 고통을 줄일 수 있는 기능성 접착제를 구상하게 되었습니다. 그래서 2018년부터 KIST와 공동 개발을 시작했고, 2021년 11월 특정 온도 아래로 내려가면 쉽게 뗄 수 있는 저온 감응형 점착제를 개발했어요.
이를 기반으로 새로운 사업을 진행하고자 2022년 5월 네오스헬스케어를 설립했습니다. 사명은 ‘새로운’이라는 의미의 ‘네오스’와 ‘헬스케어’의 합성어입니다. 헬스케어 분야에서 새로운 기술을 접목하는 회사가 되겠다는 저희 포부를 담은 이름입니다.
IT동아: 저온 감응형 점착제 개발 후 창업하셨다고 했는데요. 어떤 점착제인가요?
박만우 COO: 모든 점착제는 폴리머 체인으로 되어 있습니다. 저희가 개발한 저온 감응형 점착제는 기존 점착제에 첨가제를 넣어 온도가 내려가면 폴리머 체인이 빠르고 강하게 응집합니다. 점착력이 낮아지죠. 실제로 온도가 8~10도로 낮아지면 점착력이 70% 떨어집니다. 덕분에 쉽게 떼어낼 수 있습니다. 반대로 온도가 올라가면 응집력이 풀리면서 점착력을 회복합니다. 점착제만 보면 여러 번 반복해서 사용할 수 있습니다. 피부나 다른 표면에 붙이는 경우 이물질이 붙어 점착력이 떨어지는데, 표면이 깨끗한 곳에 사용하면 얼마든지 다시 사용할 수 있어요.
저희는 저온 감응형 점착제를 세계 최초로 개발했다고 자신합니다. 저희가 KIST, 특허조사전문기관, 특허법률사무소 등을 통해 전 세계 선행기술을 세 차례 조사했는데, 관련 기술이 없었어요. 현재 국내 특허는 등록 완료했고, 미국, EU(유럽연합), 중국에 특허 출원 상태입니다.
의료·산업 등 다양한 분야에 활용 가능
IT동아: 저온 감응형 점착제의 활용도가 굉장히 많을 것 같습니다.
박만우 COO: 우선 저희는 인공항문 환자를 생각하고 개발했기 때문에 아예 장루주머니까지 만들고 있습니다. 장루주머니의 경우 아이스팩으로 3분간 냉각하면 부드럽게 뗄 수 있습니다. 인공항문 환자의 고통을 충분히 덜 수 있죠. 게다가 장루주머니의 점착력을 더 높일 수 있습니다. 인공항문 환자는 배설물이나 냄새 유출 걱정 때문에 더 강력한 점착력을 원하는데 뗄 때 통증이 심하기 때문에 그럴 수 없거든요. 저희 점착제를 이용하면 그런 문제를 해결할 수 있습니다.
이외에 상처 보호용 테이프나 방수 테이프 등 창상피복재도 염두에 두고 있습니다. 상처 부위에 붙였다가 뗄 때 점착력이 강하면 다시 상처가 나거든요. 저희 점착제를 이용하면 상처 부위에 자극을 주지 않고 부드럽게 제거할 수 있습니다.
참고로 장루주머니는 충분한 점착력을 위해 점착제를 두껍게 바릅니다. 그래서 아이스팩으로 3분간 냉각해야 해요. 일반적인 테이프나 필름 등 창상피복재는 스포츠용 냉각 스프레이만 뿌려도 바로 효과가 나타납니다.
IT동아: 최근 산업 분야에서도 주목받고 있다고 들었습니다. 어떤 분야에서 관심을 보이나요?
박만우 COO: 저희는 산업용 점착제를 따로 개발했습니다. 장루주머니, 창상피복재 등 의료용은 인체에 부착하기 때문에 인체에 무해한 첨가제를 사용합니다. 산업용의 경우 원리는 동일하지만, 일부 첨가제를 바꿔 점착력 하락 특성을 강화했어요. 0도에서 점착력이 98.8%까지 낮아집니다. 점착력이 거의 없는 셈이죠.
덕분에 여러 산업 분야에서 주목받고 있습니다. 현재 가장 활발하게 논의하고 있는 분야는 반도체 공정입니다. 반도체 웨이퍼의 경우 뒷면을 갈기 위해 윗면에 백그라인딩(Back Grinding) 테이프를 붙입니다. 그리고 다이에 붙이는 공정에서 다이싱(Dicing) 테이프를 붙입니다. 이들 테이프는 작업 후 떼어 내야 합니다. 그래서 65도 이상에서 점착력이 없어지는 자외선(UV) 경화형 테이프를 사용합니다. 그런데 65도의 열을 가하니 테이프가 흐물흐물해지면서 잔존물이 발생하기도 합니다. 해당 부분의 웨이퍼는 사용할 수 없어요. 저희 점착제를 적용하면 쉽게 뗄 수 있고 잔존물도 전혀 남지 않습니다. 현재 글로벌 반도체 공정용 테이프 공급사와 긴밀하게 논의 중이고, 조만간 가시적인 성과가 나올 예정입니다.
이외에 마이크로 LED 공정의 LED 칩셋을 그룹별로 들어 옮기는 전사 과정에도 적용할 수 있겠다는 조언을 받아서 그쪽도 준비하고 있습니다. 현재 산업용 점착제는 국내 특허를 준비하고 있고, 국내 특허 출원 이후 일본, 대만, 중국, 미국, EU 등에도 특허 출원할 예정입니다.
IT동아: 현재 홍릉강소연구특구의 지원을 받고 있습니다. 어떤 지원이 있었나요?
박만우 COO: 다양한 도움을 받았습니다. 우선 저온 감응형 점착제를 KIST와 함께 개발했고, 사업화 자금 지원으로 글로벌 선행기술을 조사할 수 있었어요. 해외 진출을 위한 시장 조사 등 다양한 프로그램에도 참여할 수 있었습니다. 쾌적한 업무 공간을 저렴하게 사용하는 것도 홍릉강소연구특구 덕이에요. 그 외에도 사업 전개에 도움이 되는 여러 프로그램을 지원하고 있습니다.
장루주머니로 글로벌 시장 진출
IT동아: 마지막으로 네오스헬스케어의 향후 계획에 대해 말씀 부탁드립니다.
박만우 COO: 우선 장루주머니에 집중할 계획입니다. 현재 상용 샘플 제작은 완료했고, 개선 및 보완 작업 중입니다. 의료기기 인증 기간을 고려하면 내년 1분기에 정식 출시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글로벌 시장 진출도 속도를 낼 것입니다. 사실 저희는 창업 초기부터 글로벌 시장을 염두에 두고 있었어요. 국내 장루주머니 시장은 2만 명 규모입니다. 글로벌 시장이 350만 명 규모이니 1%에도 못 미치는 것이죠. 그런데 유럽, 미국, 중국은 전 세계 85~90%를 차지합니다. 특히 우리나라와 인구가 비슷한 영국의 경우 25만 명 규모이거든요.
저희는 장루주머니를 영국에서 처음 출시할 계획입니다. 현재 사전 조사는 끝났고 영국 파트너사와 협약을 맺고 긴밀하게 논의하고 있습니다. 지난해 11월에는 중국에 현지 법인도 설립했습니다. 글로벌 시장 진출을 위해 실질적인 준비 작업을 진행하고 있어요.
이와 함께 다양한 산업 분야에도 대응하고자 합니다. 앞서 설명한 창상피복재, 반도체 공정, 마이크로LED 공정 등에 원활하게 적용되도록 차근차근 준비할 계획입니다.
글 / IT동아 한만혁 기자 (mh@i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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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천: IT동아 (CC BY-NC-ND 2.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