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빌리티 인사이트] 주유 혹은 충전? 플러그인하이브리드(PHEV)의 세계 | KS News
모빌리티(mobility). 최근 몇 년간 많이 들려오는 단어입니다. 한국어로 해석해보자면, ‘이동성’ 정도가 적당하겠네요. 그런데 말입니다. 어느 순간부터 자동차도 모빌리티, 킥보드도 모빌리티, 심지어 드론도 모빌리티라고 말합니다. 대체 기준이 뭘까요? 무슨 뜻인지조차 헷갈리는데, 아이러니하게도 지난 몇 년간 세계적으로 큰 성공을 거둔 스타 벤처 중 상당수는 모빌리티 기업이었습니다.
‘마치 유행어처럼 여기저기에서 쓰이고 있지만 도대체 무슨 뜻인지, 어디부터 어디까지 모빌리티라고 부르는지 도무지 모르겠다!’라는 분들을 위해 준비했습니다. [모빌리티 인사이트]를 통해 국내외에서 주목받는 다양한 모빌리티 기업과 서비스를 소개합니다. 우리에게 익숙한 차량호출 서비스부터 아직은 낯선 ‘마이크로 모빌리티’, ‘MaaS’, 모빌리티 산업의 꽃이라는 ‘자율 주행’ 등 모빌리티 인사이트가 국내외 사례 취합 분석해 어떤 의미를 담고 있는지 하나씩 알려 드립니다.
내연기관 자동차와 친환경 자동차, 어떻게 다를까요?
글로벌 환경 규제 등 다양한 원인으로 유럽연합(EU)을 시작으로 전 세계 주요 국가가 급격하게 자동차 관련 정책을 변화하고 있습니다. EU 중 친환경 무공해 자동차로 빠르게 전환하고 있는 나라는 노르웨이인데요. 이미 지난 2020년 기준 전기차 비율 50% 이상을 기록했죠. 노르웨이 외에도 각자만의 방법으로 탄소중립 달성을 위해 다양한 친환경 자동차 전환 정책을 마련하고 있습니다.
우리나라도 마찬가지입니다. 지난 2020년 12월, 글로벌 환경 규제 정책 트렌드에 부응하고, 환경 보호에 동참하기 위해 ‘2050 탄소중립 추진전략’을 발표했죠. 친환경 자동차 시장 선도를 위해 ‘미래모빌리티 전환’을 10대 과제에 포함시켰습니다.
친환경 자동차라고 하면, 전기 자동차를 말하는 거죠?
우리나라의 ‘환경친화적 자동차의 개발 및 보급 촉진에 관한 법률’에 따르면 ‘환경친화적 자동차’란 전기 자동차, 태양광 자동차, 하이브리드 자동차, 수소전기 자동차를 뜻합니다. 또한, 산업통상자원부령으로 환경 기준에 부합하는 자동차를 포함하죠. 일반적으로 소비자에게 가장 친숙한 친환경 자동차는 하이브리드 자동차(HEV, Hybrid Electric Vehicle), 플러그인하이브리드 자동차(PHEV, Plug-in Hybrid Electric Vehicle), 전기 자동차(BEV, Battery Electric Vehicle), 수소연료 자동차(FCEV, Fuel Cell Electric Vehicle) 입니다.
구체적으로 어떻게 다른지는 잘 모르겠네요. 어떤 기준으로 구분하나요?
네 종류의 친환경 자동차는 공통적으로 내연기관 자동차 대비 적게 오염물질을 배출합니다. 다만, 종류 별로 구동원, 동력원, 배터리 용량 등이 다르죠.
하이브리드 자동차는 친환경 자동차 중 주변에서 비교적 쉽게 볼 수 있는 친환경 자동차입니다. 기본적으로는 내연기관과 전기모터를 사용하는데요. 주행 중 자체 발전기로 배터리를 충전하고, 내연기관과 전기모터를 주행 상황에 따라 사용해 연료 효율을 높인 자동차입니다. 배터리를 별도로 탑재하지만, 전기 충전구는 없죠. 즉, 동력원으로 기름을 넣어 사용합니다. 전기를 따로 충전하지 않고 기름으로 모터를 돌리면서 전기를 만들어 배터리를 충전하는 자동차죠.
플러그인하이브리드 자동차도 내연기관과 배터리를 동시에 탑재한 혼합형 자동차입니다. 일반 하이브리드 자동차보다 큰 배터리를 탑재하고 있으며, 외부에서 전기를 충전할 수 있죠. HEV 배터리는 주행을 돕는 보조적 수단이지면, PHEV 배터리는 저속 주행(약 50~60km/h) 시 전기를 주 동력원으로 사용합니다. 하이브리드 자동차와 다른 점이죠. 전기 자동차의 이점과 내연기관 자동차의 이점을 잘 섞은 자동차로 볼 수 있습니다. 실제로 연비도 하이브리드 자동차보다 높은 편이죠.
전기 자동차는 배터리 전력만을 사용합니다. 때문에 기름을 사용하는 자동차 대비 유지비용은 저렴하죠. 또한, 주행 시 오염물질을 배출하지 않는 무공해 차량(ZEV, Zero Emission Vehicle)으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 아직 주행거리, 인프라 부족 등은 해결해야 할 과제지만, 여러 기업이 시장을 선점하기 위해 관련 기술을 개발하고 있어 점진적인 개선을 기대할 수 있습니다.
수소 자동차는 천연가스에서 정제한 수소를 전용 연료 전지 탱크에 저장한 후 공기 중 산소와 반응시켜 전기를 생산하는 방식으로 자동차를 움직입니다. 연료전지를 바탕으로 전력을 확보하기 때문에 전기 자동차와 달리 배터리는 보조적인 역할을 수행합니다. 주 동력원은 수소이기 때문에 완전 충전할 때까지 약 5분이면 충분하죠. 다른 친환경 자동차와 비교해 아직 수요는 크지 않지만, 많은 환경 전문가가 미래 모빌리티의 핵심 연료로 수소연료전지를 꼽습니다. 아울러 국내 수소 자동차 기술력은 세계 최고 수준으로 평가받죠.
친환경 자동차 종류마다 꽤 많이 다르군요? 그런데 어떤 종류의 친환경 자동차를 사야할 지 모르겠어요.
아무래도 부담스럽죠. 실제로 많은 예비 전기차 구매자들이 구매에 앞서 내연기관 자동차 대비 짧은 주행거리, 충전 인프라 부족, 구매 비용, 오랜 충전 시간 등으로 고민합니다.
다만, 환경 규제로 인해 점차 내연기관 자동차의 설 자리는 좁아질 겁니다. 언제까지 익숙한 내연기관 자동차만을 고수할 수는 없는 노릇이죠. 전기 자동차, 수소 자동차처럼 기름을 주유하지 않는 자동차가 부담스럽다면, 내연기관을 함께 탑재한 하이브리드 자동차를 대안으로 고려해보는 것은 어떨까요?
아, 하이브리드 자동차도 친환경 자동차라고 하셨죠?
하이브리드 자동차는 앞서 언급한대로 일반 하이브리드 자동차와 플러그인하이브리드 자동차로 나뉩니다. 일반 하이브리드 자동차는 기존 내연기관 자동차과 비교해 탄소배출량을 약 10~15% 적게 배출하죠. 하지만, 전 세계적으로 탄소배출량 관련 규제를 점차 강화하고 있어 친환경 자동차에서 빠질 것이라는 의견도 높습니다. 반면, 플러그인하이브리드 자동차는 도심 내 주행 시 전기모터만 사용해 탄소를 거의 배출하지 않죠. 때문에 글로벌 주요 국가에서 친환경 자동차로 인정합니다.
볼보는 2020년 하반기 모든 판매 라인업을 하이브리드로 전면 재편했습니다. 최근 XC90, S90, XC60 등 플러그인하이브리드 모델 3종을 선보였죠. 서울시 승용차의 하루 평균 주행거리는 29.2km라고 하는데요. 이번에 볼보가 공개한 모델은 1회 충전 시 53~57km를 전기로 달릴 수 있습니다. 도심 내에서 출퇴근용으로 사용할 경우, 무공해 자동차와 동일하다고 할 수 있죠.
또한, 이번에 출시한 플러그인하이브리드 모델 3종은 전기 자동차의 핵심인 친환경 파워트레인을 적용했습니다. 100km/h까지 도달하는 시간은 약 4.8초 정도로 성능 면에서도 일반 내연기관 자동차와 비교해 손색없죠. S90과 XC60은 ‘원 페달 드라이브’ 기능을 포함해 가속 페달만으로 가속과 감속을 제어할 수도 있습니다.
플러그인하이브리드 자동차를 다음 자동차로 고민해볼 수 있겠네요. 우리나라 기업들은 어떻게 접근하고 있나요?
플러그인하이브리드 자동차가 가장 현실적인 친환경 자동차로 평가받지만, 우리나라의 경우 구매보조금이나 혜택을 전기 자동차나 수소 자동차에만 적용하고 있습니다. 지난 2월, 오는 2025년 또는 2026년부터 하이브리드 자동차, 플러그인하이브리드 자동차, LPG 자동차를 저공해차에서 제외하고, 전기 자동차와 수소 자동차 중심으로 친환경 자동차 지원체제를 개편한다고 밝히기도 했죠.
현대자동차와 기아자동차는 국내 시장에 아이오닉, 싼타페, K5, 니로, 쏘렌토 등을 플러그인하이브리드 모델로도 출시했지만, 작년부터 모든 플러그인하이브리드 모델의 국내 판매를 중단했습니다. 가장 큰 이유는 정책 변화와 함께 2020년까지 플러그인하이브리드 자동차 구매자에게 지원하던 구매보조금 혜택이 올해부터 사라졌기 때문이죠.
다만, 현대자동차는 해외 시장에 여전히 다양한 모델의 플러그인하이브리드 모델을 판매하고 있습니다. 플러그인하이브리드 자동차 부문에서 글로벌 8위를 기록하는 등 경쟁력을 확보하고 있죠. 또한, ‘투싼 PHEV’는 독일 3대 자동차 전문 기관에서 실시한 ‘플러그인하이브리드 SUV 비교 평가’에서 종합 1위를 차지하며, 세계적으로 인정받고 있습니다.
향후 플러그인하이브리드 자동차 시장 전망은 어떤가요?
한국수입자동차협회(KAIDA)에 따르면, 2021년 수입 PHEV 판매량은 총 1만 9,701대로 전년 동기 대비 88.2% 증가했습니다. 소비자 관심은 높다고 판단할 수 있죠.
플러그인하이브리드 자동차는 멀지 않은 거리를 출퇴근할 때 전기모터로만 이동할 수 있고, 퇴근 후 집에서 충전할 수 있습니다. 장거리를 이동하지 않는다면, 내연기관을 사용할 일은 거의 없죠. 내연기관도 탑재해 충전하지 않아도 기름으로 움직일 수 있습니다. 때문에 부족한 충전 인프라에서 자유롭죠.
물론 탄소중립을 달성하기 위해 전기 자동차 또는 수소 자동차와 같은 친환경 자동차로의 전환은 노력해야 할 숙제입니다. 다만, 아직까지 이용하는데 불편한 점이 많죠. 어쩌면, 플러그인하이브리드 자동차는 전기 자동차로 전환하는데 앞서 선택하기 가장 좋은 징검다리 아닐가요?
글 / 한국인사이트연구소 김아람 책임연구원
한국인사이트연구소는 시장 환경과 기술, 정책, 소비자 측면에서 체계적인 방법론과 경험을 통해 다양한 민간기업과 공공에 필요한 인사이트를 제공하는 컨설팅 전문 기업이다. 모빌리티 사업의 가능성을 파악하고, 모빌리티 DB 구축 및 고도화, 자동차 서비스 신사업 발굴, 자율주행 자동차 동향 연구 등 모빌리티 산업을 다각도로 연구하고 있다. 지난 2020년 ‘모빌리티 인사이트 데이’라는 전문 컨퍼런스를 개최한 것을 시작으로 모빌리티 전문 리서치를 강화하고 있으며, 모빌리티 분야의 정보를 제공하는 웹사이트 ‘모빌리티 인사이트’를 운영하고 있다.
정리 / IT동아 권명관(tornadosn@i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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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천: IT동아 (CC BY-NC-ND 2.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