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제 사람 똑 닮은 ‘디지털 휴먼’, 폰에 넣고 다닐 날 올까? | KS News
[IT동아 김영우 기자] 디지털 기술을 통해 매우 현실적인 모습으로 창조된 가상의 인물, 이른바 ‘디지털 휴먼(Digital Human)’의 영향력이 점차 확산되고 있다. 컴퓨터 그래픽(이하 CG) 기반의 인물이 게임이냐 영화 등의 콘텐츠를 통해 등장하는 건 1990년대 이후부터 흔히 볼 수 있는 광경이었지만, 최근 주목받는 디지털 휴먼은 외형뿐 아니라 행동도 실제 사람과 거의 유사하다. 또한, 기존의 CG 캐릭터들은 단순히 특정 작품 내의 구성요소 중 하나에 불과했지만, 최근의 디지털 휴먼은 하나의 가상 인격체 취급을 받으며 다양한 분야에서 활약하고 있다.
작년 초에는 펄스나인은 사상 최초의 K팝 가상 아이돌 그룹을 표방한 ‘이터니티(ETERN!TY)’를 데뷔시킨 바 있으며, 비슷한 시기에 롯데홈쇼핑은 가상 인플루언서 ‘루시’를 선보이며 쇼호스트 및 서비스 홍보 등의 분야에서 이용하고 있다.
심지어 정치권에서도 디지털 휴먼을 이용하고 있다. 올해 초 제20대 대한민국 대통령 선거기간 동안 국민의힘은 윤석열 후보의 외모와 목소리를 흡사하게 재현한 디지털 휴먼 ‘AI 윤석열’을 선보이며 공약 소개를 비롯한 유권자와의 소통에 활용한 바 있다.
이렇게 디지털 휴먼은 다양한 모습으로 활용되고 있지만, 아직 인간과 일상을 공유하는 수준은 아니다. 일방적으로 보여주기만 하는 동영상 형식의 소통은 한계가 분명하기 때문이다. 진정한 상호 소통을 실현하려면 실시간 연산을 통해 구현되는 디지털 휴먼 서비스가 필요하다.
방대한 양의 데이터로 인해 실시간 디지털 휴먼은 대용량 데이터 처리가 가능한 고성능 PC나 콘솔, 키오스크 등 한정된 환경에서만 구현된다. 이에 디지털 휴먼 시장의 향방은 접근성이 높은 모바일 환경에서 완벽하게 구동해 누구나 일상적으로 사용할 수 있는지 여부에 달렸다는 분석이 나온다.
특히 이러한 디지털 휴먼을 구현하기 위해 모델을 스캔하고 텍스처를 입히는 렌더링 과정에만 수백 기가바이트의 데이터가 소요된다. 따라서 이를 손상 없이 효과적으로 압축해 모바일 환경에서 구현하기 위해서는 상당한 기술력과 노하우가 필요 하다.
유수의 디지털 휴먼 제작사들은 이미 모바일 환경을 대비한 디지털 휴먼 서비스를 준비하고 있다. 북미 게임제작사 에픽게임즈는 언리얼 엔진을 기반으로 사용자가 원하는 모습대로 디지털 휴먼을 제작할 수 있는 스마트폰 애플리케이션 ‘메타휴먼 크리에이터’를 개발하고 얼리 엑세스 신청을 받고 있다. 나이, 성별, 인종에 따라 디지털 휴먼을 생성하고 미세한 이목구비까지 조절할 수 있도록 했으며, 사용자의 얼굴을 인식해 표정을 바꿀 때마다 자연스럽게 움직이기도 한다.
국내 중소기업도 모바일 환경에서 대응하는 디지털 휴먼 시장에 도전하고 있다. CG 소프트웨어 및 ARㆍVRㆍXR전문기업인 에프엑스기어는 고성능 PC가 아닌 모바일 장치에서 실시간 상호작용이 가능한 실사형 3D 디지털 휴먼을 제작했으며 지난 4월 ‘나랑 (NARANG)’ 플랫폼의 베타 서비스를 통해 선보였다. 나랑은 SF9의 로운과 BAE173의 도현 등 K팝 스타를 실사 모델로 삼아 머리카락 움직임과 피부 질감까지 실감나게 구현했으며 사진 찍는 포즈를 취하면 아이돌이 함께 포즈를 취하고, 먼 곳을 쳐다보면 손짓과 함께 말을 거는 등 사용자와 상호작용이 실시간으로 이뤄진다.
에프엑스기어 최광진 대표는 “디지털 휴먼화된 의사와 3D공간에서 상담할 수 있는 ‘디지털 닥터’ 서비스의 시험 모델을 올해 내로 출시하는 등, 의료, 컨설팅, 트레이팅, 교육 등 디지털 휴먼이 활약할 수 있는 영역으로 서비스를 확장한다는 계획” 이라며, “더 나아가 누구나 디지털 휴먼을 생성해 콘텐츠를 제작할 수 있는 제작 툴 기능을 메타버스 진출을 준비하는 기업 및 대중에게 제공한다는 장기적 목표도 그리고 있다”라고 계획을 밝혔다.
글 / IT동아 김영우(pengo@itdonga.com)
—————
원천: IT동아 (CC BY-NC-ND 2.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