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탁특공대 “세특 없이 어떻게 살았지? 이 말이 절로 나오는 세상 올 것” | KS News
[IT동아 김영우 기자] 모바일 앱을 이용한 음식 배송 서비스가 대중화되면서 집에서 직접 조리를 하는 않는 사람이 늘어나고 있다고 한다. 가정내에서 주방의 역할이 점차 줄어들고 있다는 의미다. 특히 1인가구라면 주방을 최소화해 나머지 공간을 최대한 넓게 쓰는 아이디어도 적극 고려할 만한 상황이다.
세탁 시장 역시 비슷한 흐름이 관찰된다. 최근 본격화되고 있는 모바일 기반의 세탁 서비스의 경우, 앱으로 주문하고 세탁물을 집 밖에 내놓기만 하면 수거 및 세탁, 배송까지 알아서 다 해준다. 음식 배송 서비스가 주방의 이용빈도를 크게 낮춘 것처럼, 모바일 기반 세탁 서비스 역시 집안의 세탁기나 건조기를 ‘퇴출’시킬지도 모를 일이다.
이러한 흐름의 최전선에 있는 업체가 바로 ‘세탁특공대’ 서비스를 운영하고 있는 ‘워시스왓(대표 남궁진아·예상욱)’이다. 세탁특공대는 2015년에 서비스를 처음 출시한 이후, 연 평균 175%의 성장률을 기록하며 2020년 78.6억원, 2021년 132억원의 매출을 달성했으며, 올해는 상반기 매출만으로 126억원을 돌파했다. 그리고 작년에 누적 주문 수 100만 건을 돌파하고 올해 앱 다운로드 수 100만을 달성하는 등, 빠르게 성장하는 중이다.
특히 2020년 부터는 자체 세탁 공장인 ‘스마트 팩토리’를 세우고 자체 물류 시스템까지 본격 가동하며 규모의 경제를 현실화하기도 했다. 이는 마치 쿠팡의 성공 공식을 재현하는 듯한데, 실제로 이러한 배경에는 2018년에 워시스왓에 합류한 쿠팡 출신 COO, 박영혁 사업총괄이사(예명 아슬란)의 역할이 컸다.
취재진은 박영혁 COO와의 인터뷰를 통해 그와 세탁특공대가 지금까지 걸어온 길, 그리고 모바일 기반 세탁 서비스 시장의 현재와 미래에 대해 여러가지 이야기를 들어볼 수 있었다.
– 박영혁 COO는 세탁특공대에 합류하기 이전부터 상당히 화려한 이력을 쌓은 것으로 알고 있다. 현재까지 걸어온 여정을 소개해달라
: 세탁특공대 서비스를 운영하고 있는 워시스왓㈜의 COO를 담당하고 있다. 회사 내에선 ‘아슬란(ASLAN)’이라는 예명으로 통한다. 이전에는 쿠팡에서 일했으며, 2010년부터 2016년까지 각종 기획을 담당한 바 있다. 초기의 쿠팡은 단순한 소셜커머스 중 하나라는 이미지가 강했다. 하지만 본인의 주도로 직접 배송이 가능한 자체 물류 시스템을 도입하게 되었다. 미국 아마존을 벤치마킹한 차별화 전력이었는데, 결과적으로 이 국내 최초 익일 배송으로 상징되는 ‘쿠팡맨’ 시스템은 쿠팡을 업계 정상으로 이끈 원동력이 되었다.
쿠팡을 퇴사한 후, 동대문 기반의 패션 스타트업에서 근무하면서 신선식품 커머스 스타트업을 창업하는 등 다양한 시도를 했다. 그 와중에 워시스왓의 주요 투자자이기도 한 엑셀러레이터 ‘프라이머’의 권도균 대표와의 인연이 닿았다. 그 분을 통해 워시스왓을 알게 되었는데, 세탁특공대는 당시 몇 가지 약점이 있긴 했지만 비전이 있다고 느껴 2018년에 합류하게 되었다. 현재 스마트팩토리 및 배송∙물류 시스템 기획과 운영을 총괄하고 있다.
– 세탁특공대를 아직 잘 모르는 사람도 있다. 어떤 서비스를 제공하는지 간단히 소개해 달라
: 모바일 기반의 비대면 세탁 서비스가 메인이다. 쉽게 말해 세탁계의 ‘배민(배달의민족)’ 같은 것인데, 고객이 저녁 11시까지 모바일 앱으로 세탁을 신청하고 문 앞에 내놓으면 새벽에 수거해 48시간 이내에 세탁까지 마치고 되돌려드린다. 와이셔츠를 비롯한 일반 의류 세탁은 물론, 드라이클리닝, 신발, 이불, 카펫, 가죽제품 등 불가능한 세탁은 거의 없다. 그 외에도 올 상반기에 의류 보관 서비스를 시작했으며, 하반기에는 중고 의류 판매 서비스도 시작할 예정이다. 세탁을 넘어 의생활 전반으로 서비스 영역을 확장하고 있다.
– 박영혁 COO의 합류를 즈음해 워시스왓은 세탁특공대의 서비스 개선 및 과감한 사업 확장에 나선 것으로 알고 있다. 구체적으로 무엇을, 어떻게 바꿨나?
: 과거 물류 업계에서 얻은 경험과 노하우를 참고했다. 합류 당시 세탁특공대는 서울 강남 및 서초 등 극히 일부 지역만 서비스가 가능했으며, 세탁물을 내놓으면 1시간 이내에 수거해가는 식으로 서비스를 운영하고 있었다. 배달이나 세탁 역시 외주업체에 맡기는 등, 차별점이 부족했다.
그래서 이를 전면적으로 바꿨는데, 우선 배송은 심야 배송으로 변경했고 서비스 지역 역시 수도권 전체로 확장했다. 수직 계열화를 통해 물류 및 세탁 역시 자체 시스템으로 내제화 했다. 서울 금천구 독산동과 경기도 양주에 세운 세탁 공장인 ‘스마트 팩토리’가 대표적인 사례다.
덕분에 규모의 경제를 실현, 좀 더 균일한 서비스를 제공하게 되었을 뿐 아니라 서비스 가격도 낮출 수 있었다. 셔츠 1벌 당 1,800원의 세탁비를 받고 있었는데, 이를 7월부터 980원으로 낮춘 프로모션을 하고 있다. 앞으로도 계속 이 정도의 가격이 유지될 수 있도록 노력하는 중이다. 참고로 세탁특공대는 셔츠 세탁 200만건을 달성한 상태다.
– 자체 세탁 공장인 스마트 팩토리는 세탁특공대 서비스의 중추를 담당하고 있으며, 존재감이 상당하다. 규모는 어느 정도이며 어떤 설비를 갖추고 있는가?
: 2년 전 처음으로 독산 공장을, 작년에 양주 공장을 세웠다. 각각 1000평 정도 규모이고 하루에 3만장 정도의 세탁물 처리가 가능하다. 일반 소비자 대상 세탁 공장으로서는 국내 최대규모라고 자신한다.
이를 세우기 위해 미국, 중국, 덴마크, 이탈리아 등 전세계를 돌며 다양한 기술과 설비를 도입했다. 대표적인 것이 이탈리아 맥피(Macpi)사의 셔츠프레스 머신이다. 이는 내부에서 외부로 스팀을 배출하는 방식으로 주름을 제거하므로 원단 손상을 최소화할 수 있다. 기존 설비에서는 한 번에 2벌씩 셔츠를 다림질하지만 우리 설비는 4벌씩 다림질이 가능해 생산성 역시 높다.
세탁기는 스웨덴 일렉트로룩스(Electrolux)의 ‘라군(Lagoon)’을 도입했다. 기존의 드라이클리닝은 기름을 이용하지만 우리 장비는 물을 이용해 같은 효과를 낼 뿐만 아니라 친환경적이기까지 하다.
덴마크 메탈프로게티(MPT)와 협력해 설치한 의류 자동 분류 시스템도 자랑거리다. 각 의류를 모으고, 분류하고, 배송하는 과정에서 실수가 일어나는 것을 방지한다. 바코드만 스캔하면 대부분의 과정이 자동으로 진행되며, 사람이 하는 것보다 훨씬 빠르고 정확하다.
– 스마트 팩토리에는 AI 기술을 전면적으로 도입했다고 들었다. 도입한 이유는 무엇이며 어떻게 이용하고 있는가?
: 초기에는 의류에 붙은 케어라벨을 사람이 직접 보며 작업했는데 실수로 잘못 인식해서 옷이 망가지는 등의 사고가 일어나기도 했다. 그리고 케어라벨이 없거나 손상된 의류도 상당수였다. 이를 극복하기 위해 세탁특공대는 AI 기술을 도입했다. 기술 개발과 연구에 약 7억원, 구축과 설치에 9억 3,000여만원을 투자했는데, 사람이 아니라 AI가 세탁물을 세탁법에 맞게 분류하기까지 약 1년의 시간이 걸렸다.
우리의 AI는 24만개의 데이터를 학습해 3만 3,000 개 이상의 케어라벨 데이터를 학보한 상태다. 의류의 컬러와 형태(상하의) 구분도 가능할 정도이며 정확도는 99.8%에 달한다. 또한, 케어라벨이 거의 보이지 않거나 제조사의 실수로 잘못 기재되어 있는 경우에도 AI 자동화 시스템은 의류에 맞는 올바른 세탁 방법을 제안할 정도로 뛰어난 성능을 발휘하고 있다.
– 모바일 앱 기반 세탁 서비스는 세탁특공대 외에도 다수 있다. 타사 대비 세탁특공대의 차별점은 무엇이라고 생각하는가?
: 배송 및 세탁에 이르기까지 내제화된 자체 시스템을 구축하고 있다는 점, 그리고 이를 통한 규모의 경제를 갖추고 있다는 점이 가장 큰 차별점이라고 생각한다. 현재 누적 고객 수 70만을 돌파했는데 이는 작년 대비 2배 수준이다. 주문 수 역시 100만건을 넘을 정도로 빠르게 증가하고 있는데, 자체 세탁 시스템을 갖춘 이후 고객의 클레임 건수는 오히려 1/3 수준으로 줄었다. 이러한 수치가 바로 우리의 올바른 판단을 했다는 증거다.
– 비대면 모바일 세탁시장의 현재 상황은 어떠한가? 그리고 향후 성장 가능성은 어느 정도로 보고 있는지?
: 통계청 자료에서는 2018년 기준, 국내 전체 세탁 시장을 1.8조원 정도 규모로 소개하고 있다. 하지만 세탁 시장은 미신고 거래 등이 유독 많은 편이라 실제 시장 규모는 약 5조원에 달할 것으로 우리는 파악하고 있다. 그 중에서 모바일 기반 서비스의 비중은 1% 남짓으로 추정되는데, 그만큼 성장 가능성이 큰 블루오션이라는 의미다. 내년 즈음까지 전체 세탁시장에서 5%를 차지하는 것이 우리의 목표다.
현재 서울, 경기, 인천을 비롯한 수도권에서만 서비스를 하고 있는데 이정도만 해도 국내 인구의 44% 정도다. 하지만 내년 하반기까지 5대 광역시로 서비스 지역을 확대할 것이다. 그리고 최근 드라이클리닝 등의 특수 세탁 외에도 생활 빨래나 이불 세탁을 주문하는 비중이 늘어나고 있다. 주요 고객층 역시 초반에는 30~40대 여성이나 맞벌이 가정, 1인가구 남성 등으로 한정되어 있었는데 최근에는 그 외의 고객층도 늘고 있다. 가족 형태와 상관없이 누구나 이용하는 서비스로 자리잡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 향후 계획, 그리고 추가적으로 전하고자 하는 메시지가 있다면?
: 간단히 말하자면 ‘세특(세탁특공대) 없이 어떻게 살았지’라는 말이 저절로 나올 만한 세상을 만들고자 한다. 이를 위해 현재의 의생활을 다른 시선으로 바라보며 행동하고 있다. 세탁 외에도 보관, 중고 의류 거래 서비스를 비롯한 의생활 전반으로 사업을 확장하고 있는 것 역시 그런 이유 때문이다.
우리의 세탁 서비스를 이용한다면 집에 세탁기를 둘 필요가 없어지고, 우리의 보관 서비스를 이용한다면 집 평수가 넓어진 것과 같은 효과를 볼 수 있다. 또한 우리가 하반기에 실시할 중고 의류 거래 서비스를 이용한다면 버려지는 의류의 양을 줄여 환경도 보호할 수 있다. 그 외에도 삶의 질을 높일 수 있는 다양한 서비스를 추가할 예정이니 기대해 주셨으면 한다.
글 / IT동아 김영우(pengo@itdo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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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천: IT동아 (CC BY-NC-ND 2.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