케이팝팩토리, “AI 기반 보컬 평가로 전 세계 케이팝 팬덤 모을 것” | KS News
[IT동아 남시현 기자] “아이돌과 스태프가 만나고, 여기에 팬덤이 곱해진 결과물이 케이팝이다. 하지만 팬들은 단순히 아이돌을 만나는 것에서만 그치지 않고, 문화적인 결합을 통해 케이팝 그 자체를 체험하길 원한다. 한 번쯤은 한국의 최고 케이팝 보컬 트레이너에게 나의 노래를 들려주고 싶다 같은 생각을 갖는다. 이 아이디어에서 튠잼이 시작됐다”
국내 최대 종합 엔터테인먼트 아카데미 ‘모래공장 아카데미’를 설립해 15년째 이끌어오고 있지만, 2020년 4월부터 케이팝 관련 IT 서비스 ‘튠잼’으로 새로운 도전을 시작한 케이팝팩토리 김민석 대표가 한 말이다. 김민석 대표는 15년 전 처음 보컬 트레이너로 시장에 발을 내디뎌, 지금은 YG, SM, JYP, 하이브까지 4대 기획사를 모두 트레이닝 한 유일한 보컬 트레이너로 명성을 떨치고 있다. 그런 그가 케이팝 시장에서 그리는 그림과 목표를 들어볼 시간을 가졌다.
직접 개발한 음악 평가 체계로 케이팝 시장 노린다.
15년 전 1평짜리 회사로 시작해 지금은 굴지의 보컬 트레이닝 아카데미를 이끌고 있는 김 대표인 만큼, 케이팝 시장 진출은 자연스러운 결과다. 하지만 왜 애플리케이션의 형태로 시장에 접근하게 됐을까? 그의 접근 방식에 대한 설명을 부탁했다. 김 대표는 “보컬 아카데미를 운영하다가 새로운 도전에 나선 계기는 코로나 19 때문이다. 코로나로 인해 학원에 집합 금지 명령이 내려지면서 비대면으로 사업에 나섰는데, 중국이나 일본, 동남아 쪽 학생들이 유입되면서 시작했다”라고 입을 열었다.
이어서 “해외 케이팝 팬들은 단순히 교육 목적으로 수강하는 데 그치지 않고, 직접 보컬 트레이너에게 노래를 녹음해서 전달하고 평가와 가능성을 듣고 싶어 하는 등의 열정적인 태도를 보여줬다. 그래서 이들에게 부합하기 위한 서비스를 만들기로 마음먹어 2020년 4월에 케이팝팩토리를 설립했고, 작년 6월부터 튠잼 서비스를 오픈해 11월에 정식 서비스 도입을 시작했다”라고 말했다. 이 과정에서 엔터테인먼트 사들의 협력을 이끌어내는 것은 물론, 업비트 이석우 대표가 초기 투자부터 기업 운영에 대해 많은 도움을 주었다고 한다.
이러한 과정을 계기로 시작된 케이팝팩토리의 ‘튠잼’은 해외 케이팝 팬과 음악을 정성적으로 평가할 수 있는 보컬 트레이너를 연결하는 비대면 보컬 트레이닝 서비스다. 케이팝 팬들이 튠잼 서비스에 가입해 음악을 평가하는 데 필요한 화상 등을 녹화하면, 10년 이상의 경력 혹은 현직 유명 보컬 트레이너들이 직접 음악을 평가해 피드백을 준다. 평가 과정도 김 대표가 직접 개발한 ‘FMSO 목소리 유형 분석법’을 기반으로 한다.
FMSO는 목소리나 음감, 리듬감 등 여섯 개 영역별 점수와 기대 레벨, 소리 특징, 발성 습관 등을 정량적인 데이터로 산출해내는 평가 방식이다. 특히나 비슷한 발성의 아이돌 가수를 추천하고, 또 교정을 거쳐 실력을 쌓은 다음 레벨 업하는 등 경험보다는 체험의 요소에 중점을 두고 있다. 현재는 보컬 트레이너들이 직접 평가하며, 약 3만 5천여 건의 데이터를 확보한 상황이다. 데이터가 더 쌓이면 인공지능을 활용해 음악 실력을 평가하는 VOAI 알고리즘으로 분석 속도나 활용 범위를 확장할 예정이다.
분석과 교육 서비스, B2B2C 대상 오디션까지 준비 중
하지만 사용자와 전문가가 비대면으로 교육하는 과정은 지금도 레드오션이라는 생각이 든다. 튠잼이 이 시장에서 살아남기 위한 전략은 무엇일까. 김 대표는 “한국을 대표하는 보컬 트레이너들이 직접 노래를 평가하고 분석하는 것은 가장 큰 경쟁력이다. 그리고 또 다른 차이점은 확장 예정인 사업 범위와 교육 영상 서비스다. 사용자는 호흡의 힘이 약하다, 발성을 이렇게 교정해라 같은 숏폼 교육 영상을 직접 받고 상세 리포트로 받아볼 수 있다. 또 영상도 증강 현실이나 필터 효과 등을 통해 제작하고 공유할 수 있어서 틱톡처럼 팬들이 직접 만들고 공유할 수 있다”라고 말했다. 이 과정은 ‘아쿠아리움에 들어서서 길을 따라가며 즐기듯, 튠잼 서비스에 가입해 케이팝이라는 통로를 지나가면서 체험할 수 있다’고 정리했다.
또한, 올해 3분기 중 오픈 예정인 오디션 서비스에 대한 설명도 추가했다. 오디션 서비스는 말 그대로 해외 케이팝 팬들이 YG, 브랜뉴뮤직, RBW 등 국내 유명 엔터테인먼트가 개최하는 오디션에 참가하고, 실제로 연예계로 진출할 수 있는 발판을 제공하는 방식이다. 실제로 지난 1월, AI 그래픽 전문 기업 펄스나인(PULSE9)과 함께 오디션을 열어 가상 아이돌 ‘이터니티(ETERNITY)에서 활동할 목소리를 찾았고, 4월에는 AI 콘텐츠 제작사 엔터아츠와 함께 네이버 제페토의 공식 크리에이터 ‘에이미 문’의 싱어송라이터 데뷔를 위한 ‘에이미 문 보컬 오디션’을 진행해 실제 가수를 선발하는 등 가능성을 입증했다.
정식 서비스를 진행한 지 8개월, 그간 튠잼이 달성한 성과를 물었다. 김 대표는 “지금까지 약 3만 5천 건의 평가 데이터를 확보해 VOAI를 고도화하고 있다. VOAI 기술은 지난 6월 중소벤처기업부의 팁스(민간투자주도형 기술창업지원) 선정에 주도적인 역할을 해내면서 경쟁력을 인정받고 있다. 덕분에 현재 8개월 만에 40만 다운로드를 달성하고, 월간 사용자도 7만명 확보한 상태다. 이중 95%의 이용자가 인도, 동남아, 남미 등의 해외 유저 비중이어서 케이팝의 인기를 실감할 수 있다”고 말했다.
케이팝 팬덤이 하나되는 커뮤니티 만들 것
이미 한국 엔터테인먼트 산업에 대한 이해도가 깊은 김 대표인 만큼, 앞으로 튠잼을 어떻게 이끌어나갈 것인가에 대한 질문에는 이미 준비가 돼 있었다. 김 대표는 “올해 9월 진행할 오디션 서비스는 물론, 연예계 및 엔터테인먼트 산업의 도움을 받아 해외 아티스트와의 협업도 준비 중에 있다. 또한 16가지 유형의 FMSO을 토대로 K 콘텐츠를 접하는 3D 캐릭터를 만들어 사용자들의 접근성과 교육열을 끌어올리고, 자연스럽게 커뮤니티화까지 이어지도록 전략을 수립하고 실천해 나갈 것”이라며 의지를 보였다.
그가 말하는 커뮤니티는 튠잼 특유의 평가나 교육 과정을 넘어서 언어적 장벽을 초월하고, 전 세계 케이팝 팬들이 케이팝이라는 주제로 소통할 수 있는 공간을 만들겠다는 취지다. 특히나 엔터테인먼트 산업에 대한 이해 없이 IP나 굿즈 위주로 접근하고 있는 대형 IT 플랫폼, 기업들과 다르게 김민석 대표는 특유의 노하우와 시장 이해력을 바탕으로 튠잼을 이끌어가고 있다. 케이팝으로 하나 되는 세상을 만들기 위한 그의 노력이 얼마나 빛을 발할지 기대되는 이유다.
글 / IT동아 남시현 (sh@i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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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천: IT동아 (CC BY-NC-ND 2.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