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터리 교환형 충전 기술…전기차로 확대될까 | KS News
[IT동아 김동진 기자] 전기승용차 구매자는 한목소리로 충전 편의 개선을 요구하지만, 인프라 확충 속도는 더디기만 하다. 반면 전기이륜차 구매자에게는 대안이 생겼다. 이들은 배터리 교환형 충전소에서 1분 안에 다 쓴 배터리를 자판기에 반납하고 완충된 배터리를 갈아 끼울 수 있다. 이 교환형 배터리의 용량은 덩치가 큰 전기승용차에 적용하기 어려울 정도로 적지만, 초소형 전기차를 포함한 마이크로 모빌리티에는 장착이 가능하다. 이에 배터리 교환형 초소형 전기차 출시를 준비하는 기업도 등장했다.
전기이륜차 업계, 배터리 교환형 충전 기술 두고 각축전
전기이륜차 업계는 최근 배터리 교환형 오토바이를 연이어 출시했다. 이에 따라 서울 시내에 배터리 교환형 충전소도 확충되고 있다. 이들 기업은 지난 7월 열린 부산모터쇼에서 각자의 배터리 교환형 충전 인프라를 선보이며 기술을 뽐냈다.
대만 전역에 2000여개에 달하는 배터리 교환형 충전소를 운영하는 전기이륜차 기업 ‘고고로’도 부산모터쇼 현장에서 제품을 전시했다.
2019년 국내에 진출한 고고로는 최근 지자체, 플랫폼 기업과 협력하는 방식으로 점유율을 높이고 있다.
최근 세종시는 배달대행 플랫폼 ‘생각대로’ 운영사 로지올, 전기이륜차 판매·대여 기업 바이트뱅크와 ‘배달용 전기이륜차 보급확대’를 위한 MOU를 체결했다. 세종시의 배달용 오토바이를 대체할 전기이륜차 1000대를 보급하고, 충전 인프라 60기를 구축한다는 내용이다. 해당 전기이륜차와 충전 인프라를 고고로가 공급한다.
대동모빌리티도 부산모터쇼에서 배터리 교환형 전기이륜차를 처음으로 선보이고, 자체 개발한 배터리 교환형 충전소도 공개했다.
대동모빌리티는 하반기 완공을 목표로 대구국가산업단지에 모빌리티 신공장을 건설 중이다. 이곳에서 전기이륜차와 함께 배터리 교환형 충전기를 생산할 계획이다. 대동모빌리티는 화물 배송용 0.5t 전기트럭과 바퀴가 달린 의자 형태의 스마트로봇체어 등도 개발 중이다.
전기이륜차 기업 디엔에이모터스도 부산모터쇼에서 자체 배터리 교환형 충전소인 D-STATION을 공개하고, 배터리 탈착 시연을 진행했다. D-STATION은 지난 7월 기준, 서울과 경기 성남 일대에 약 150기가 설치됐다. 디엔에이모터스에 따르면, 올해 안에 200기의 충전 스테이션을 추가해 약 350기의 충전 스테이션을 서울과 경기에서 운영할 계획이다.
배터리 교환식 전기승용차 도입 움직임
전기이륜차 기업들이 배터리 교환식 충전 인프라를 도입하자, 일부 전기승용차 기업도 배터리 교환 기술을 주목한다. 중국 기업이 특히 적극 나선다.
최근 중국 전기차 기업 니오는 유럽시장 진출을 위한 첫 공장을 헝가리 페스트에 건설한다고 밝혔다. 이 기업은 배터리 교환형 전기차를 채택하고, 석유 기업 셸과 함께 중국과 유럽에 배터리 교환형 인프라 확대를 추진한다. 올해 5월 노르웨이에 교환소를 설치했고, 2025년까지 중국과 유럽에 교환소 4000개를 구축한다는 청사진이다.
배터리 교환식 전기승용차가 개발되면 반값 전기차가 나올 수 있다는 주장도 있다. 배터리 비용을 제외한 가격으로 차량을 구매한 뒤 배터리 대여 비용만 내면 되기 때문이다. 하지만 현실성이 없다는 지적도 있다.
배터리 교환식 충전 기술, 승용차로의 확대는 어렵다는 지적
일각에서는 배터리 교환형 충전소와 제품 대중화 가능성에 의문을 제기한다. 까다로운 전제조건과 막대한 설치 비용 때문이다. 배터리 초고속 충전 기술 개발과 함께 배터리 성능 향상에 집중하는 게 올바른 방향이란 지적이다.
김필수 대림대 미래자동차공학부 교수는 “전기승용차에 배터리 교환식 충전 인프라를 도입하려면, 같은 차종과 같은 배터리여야 한다는 전제조건이 있다”며 “중국은 어마어마한 전기차 생산량으로 규모의 경제가 가능하지만 우리는 다르다. 전기이륜차와 달리 승용차는 사람이 들 수 없는 무게이기 때문에 자동화 충전 기술이 필수인데, 결국 배보다 배꼽이 더 클 것이다. 이 때문에 초급속 충전 기술과 배터리 자체의 성능을 강화하는 데 초점이 모이고 있다”고 말했다.
대안은 초소형 전기차…관련 기술 적용 기업도 등장
막대한 충전소 구축과 개발 비용을 줄이려면, 현재 상용화된 배터리 교환형 충전소를 활용할 수 있어야 한다. 전기이륜차의 충전 용량과 큰 차이가 없는 제품이어야 현실성이 있다. 전기이륜차가 3kWh 안팎의 배터리 용량이라면, 전기승용차인 아이오닉5의 배터리 용량은 최대 77kWh이다. 간극이 매우 큰 반면, 배터리 용량 10kWh 안팎인 초소형 전기차는 배터리 교환형 기술을 적용할 만하다.
실제로 해당 기술로 제품을 개발하는 기업도 있다. 초소형 전기차 제조 기업인 마이브는 차기작인 M2를 배터리 교환식으로 선보일 예정이며, 배터리 교환형 충전소도 개발 중이다.
김종배 마이브 대표는 “초소형 전기차는 2000원대로 최대 100km 주행거리를 확보하는 경제성에 트렁크에 라면박스 14개를 넣는 공간 효율도 갖춰 배달 용도로 충분히 활용할 수 있다”며 “차기작인 배터리 교환형 초소형 전기차(M2)가 시장에 나오면 빠른 충전까지 가능하기 때문에 배달의 안전성과 경제성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글 / IT동아 김동진 (kdj@i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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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천: IT동아 (CC BY-NC-ND 2.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