쿼터백 “로보어드바이저 통하면 누구나 자산관리 서비스 받을 수 있다” | KS News
[IT동아 정연호 기자]
“투자하는 자금의 예상 투자기간은 얼마나 되시나요?”
데이터 분석 기반의 자산운용 서비스 ‘쿼터백’을 이용하기 전에 답해야 하는 질문이다. 자금의 예상 투자기간은 얼마나 되는지, 연간소득은 어느 정도인지, 전체 자산 대비 금융상품의 비중은 얼마인지, 기존에 투자를 해본 상품은 무엇인지 등의 질문이 나온다. 이용자의 투자 성향을 측정하기 위해서다. 기자가 질문에 답을 하고서 나온 성향은 ‘적극투자형’. 투자원금 보전보다는 위험을 감내하더라도 높은 수준의 투자 수익 실현을 추구하는 투자 성향이다.
투자성향을 확인한 뒤로는 맞춤형 포트폴리오에 투자를 할 수 있다. 쿼터백은 투자성향을 안정형, 안정추구형, 위험중립형, 적극투자형, 공격투자형 총 5개로 나누고 있다. 앱에서 ‘맞춤형 투자’를 누르면 주식, 채권, 원자재에 달러나 원화로 투자할 수 있는 포트폴리오가 나온다. 들어가보니 다섯 개 성향에 맞춰진 포트폴리오가 모두 제시됐다. 본인의 투자성향을 우선 확인하고, 이를 기반으로 포트폴리오를 고르라는 것이다.
원화 포트폴리오의 최소 투자 금액은 50만 원이다. 다만, 이용자가 포트폴리오에 가입하려면 포트폴리오가 ‘안정형’이라는 정보 외에도 추가적인 정보가 더 필요해 보인다. ‘자세히 보기’에 들어가면 투자 시뮬레이션 등을 통해서 좀 더 자세한 설명을 확인할 수 있다.
투자 시뮬레이션은 투자 기간을 입력하면, 과거 데이터를 바탕으로 해당 기간의 수익률을 보여준다. 5개월을 입력하면 지금으로부터 5개월 전 투자를 했다고 가정하고 그 이후의 수익률을 보여주는 상당히 직관적인 설명이다. 각 포트폴리오의 투자 비중도 제공되고 있는데 스마트세이버라는 포트폴리오는 비중이 채권 98%, 주식 0%, 원자재 0%으로 구성돼 있다. 구체적으로 어떤 것들에 투자가 됐는지를 확인하지 못하는 점은 조금 아쉽다.
로보어드바이저로 누구나 자산 관리 맡길 수 있어…
자동화된 기술을 활용한 자산일임 서비스를 뜻하는 ‘로보어드바이저’는 고액자산가가 아니어도 이용할 수 있는 프라이빗 뱅커(PB)와 같다. PB는 부자들의 돈을 관리하는 재테크 전문가다. 개인의 투자성향을 확인해 맞춤형 포트폴리오를 짜고, 고객을 관리하는 역할을 한다. 최근엔 개인 자산이 10억 이상은 돼야 PB를 이용할 수 있다고 한다. 일반 대중을 위한 서비스라고 보긴 어렵다.
로보어드바이저는 데이터 분석 기술을 활용해 PB의 장벽을 낮춘 서비스다. 쿼터백의 로보어드바이저도 누구나 이용할 수 있는 자산운용 서비스를 제공한다. 쿼터백의 경우엔 개인 투자성향을 파악하고, 이를 기반으로 주식, 채권, 원자재 등 ETF에 분산 투자를 한다. 이미 다양한 종목에 분산투자 하는 ETF를 활용해 다시 포트폴리오를 짜서, 다양한 자산에 투자하는 초분산 투자 개념이다.
분산투자는 자산을 한 곳에 몰아넣지 않고 여러 곳으로 나눠서 투자하는 개념이다. 특정 시점에 손실이 발생할 수 있는 자산과 해당 상황에 영향을 받지 않거나 혹은 상승세를 탈 수 있는 자산을 함께 투자해 리스크를 줄일 수 있다. 분산투자를 하는 ETF를 한 번 더 분산투자를 해 리스크를 최소화하려는 것이다.
쿼터백의 장두영 대표는 “PB들이 고액자산가의 자산을 관리할 때 가장 먼저 파악하는 게 개인의 투자 성향이다”라고 말했다. 변동성이 높은 구간에서 개인이 손실을 얼마나 감당할 수 있는지 파악해야 하기 때문이다.
그는 “주가가 30~40%씩 빠지면 그걸 견디지 못하고 주식을 급매하려는 사람들이 있다. 개인 투자 성향을 파악하면 자산을 관리하는 PB도 이에 맞게 포트폴리오를 짜고, 변동이 심할 때도 대응을 할 수 있다”고 말했다. 포트폴리오를 구성할 때 고객성향이 ‘안전’을 추구한다면 안전한 자산을 함께 섞으면서 주식의 비중을 낮추는 것처럼 말이다.
또한, 쿼터백은 투자 손실을 최소화하기 위해서 시장상황에 따라 포트폴리오의 비중을 조정한다. 글로벌 경기 상황과 개별 기업의 이익에 부정적인 신호가 나타나고 시장 심리마저 악화하면 주가는 내려갈 확률이 높다. 이러한 통계에 근거해 위험자산을 축소하는 방식이다. 시장 상황을 판단하고, 자산별로 종목을 선별하는 과정은 시스템으로 자동화했다.
돈을 맡기는 만큼 이 서비스를 신뢰해도 괜찮을지 궁금할 수 있을 것이다. 게다가 알고리즘이 어떠한 근거로 결과를 도출했는지 모르는 블랙박스가 문제가 될 수 있다.
쿼터백은 인공지능 투자의 근거를 설명할 수 있는 걸까? 장 대표의 답은 “그렇다”이다. 매일 직전 거래일의 글로벌 주요 시황을 설명하는 ‘모닝콜 메시지’를 보내고, 매월 초 쿼터백 투자의 기반이 되는 시장에 대한 분석을 제공하고 있다. 모두 쿼터백 홈페이지에서 확인할 수 있다. 매월 제공되는 콘텐츠인 ‘시그널’을 통해 시장의 위험 신호 분석과 포트폴리오 리밸런싱(자산 재조정) 결과를 글과 영상으로 제공하니 이를 참고하면 이해가 잘 될 것이다.
로보어드바이저 업계는 인공지능과 실제 사람의 투자 수익률을 직접적으로 비교하는 걸 지양하는 분위기다. 포트폴리오마다 구성이 달라 수익률을 비교하기 쉽지 않기 때문이다. 다만, 인공지능의 강점은 취할 수 있는 정보의 양이 많고 폭이 넓다는 것이다. 장 대표는 “투자 지역이 많을수록 개인이 그 정보를 다 분석하기 어렵다. 인공지능은 언어가 달라도, 아주 먼 거리에 있어도 정보를 빠르게 확보하고 이를 투자에 참고할 수 있다. 글로벌 투자에서 효율성을 발휘할 수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로보어드바이저는 투자를 하고 싶지만 시장을 분석하는 것에 익숙하지 않은 사람에게 유용한 서비스라고 할 수 있다. 장 대표는 “개인이 혼자서 종목을 잘 선택할 수 있다면 로보어드바이저에 대한 필요성이 그렇게 크지 않을 수 있다. 다만, 그만큼 많은 공부가 필요하다. 다양한 자산군을 본인 성향에 맞춰서 편하게 투자를 하고 싶은 사람들이 유용하게 쓸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투자는 전문가의 노하우가 필요한 영역… 인공지능 투자도 다르지 않아
장두영 대표는 쿼터백의 강점을 “실제로 자산 운용을 해왔던 사람들이 인공지능 투자를 위한 시스템을 설계했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포트폴리오를 최적화하는 방법도 사람에 의해서 만들어진 이론이다. 자동화된 투자 시스템을 설계할 때도 자산 운용 전문가의 노하우가 필요하다는 뜻이다.
장 대표는 “궁극적으로 쿼터백이 추구하는 목표는 부유층만 이용하던 PB 서비스를 일반 대중도 활용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다. 앞으로도 일반 대중이 자산을 형성하는 데 도움이 되고 싶다”고 말했다.
글 / IT동아 정연호 (hoho@i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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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천: IT동아 (CC BY-NC-ND 2.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