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12-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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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케일업] 레디블룸 [2] 홍승우 인터파크 “유통 채널 입점은 전략과 타이밍 승부” | KS News

[스케일업] 레디블룸 [2] 홍승우 인터파크 “유통 채널 입점은 전략과 타이밍 승부” | KS News

[스케일업코리아 x 서울먹거리창업센터] 스케일업코리아는 서울먹거리창업센터와 함께 스타트업의 실력과 성과를 알리고 문제를 찾아내 해결하는 스케일업 프로그램을 진행합니다. 농식품을 넘어 ESG, 푸드 테크와 그린 바이오, 식품 플랫폼에 이르기까지 여러 방면에서 활약하는 서울먹거리창업센터 스타트업의 성장사와 고민, 그리고 이들이 한 단계 더 발전하는 모습을 생생하게 전달합니다.

[IT동아 차주경 기자] 레디블룸은 여성을 위해 단백질 함량은 높이고, 당(설탕)을 포함해 몸에 좋지 않은 성분은 뺀 단백질 제품군을 선보였다. 소비자는 일상에 자연스레 스며든, 식사 대용이나 간식으로 맛있게 먹기 좋은 레디블룸 단백질 그래놀라와 쉐이크를 호평했다. 자연스레 재구매로도 이어졌다.

박규민 레디블룸 대표는 소비자의 의견과 여성의 섬세한 감각을 상품에 반영했다. 단백질을 재미있게 먹도록 날마다 기록하는 일기의 개념을 포장에 더했고, 친환경·리사이클링 소재를 포장재로 쓰는 등 ESG 경영 감각도 드러냈다.

박규민 대표에게 남은 과제는, 힘써 만든 레디블룸의 상품을 널리 알리는 것이다. 유통 채널을 넓히고 홍보 마케팅을 강화하는 한편 상품의 품질과 종류를 늘려야 한다. 어느 하나 이루기 쉽지 않은 길이다. 레디블룸은 첫 발걸음으로 유통 채널 확장을 선택했다. 이를 위한 전략과 해법을 연구 중이다.

[스케일업] 레디블룸 [2] 홍승우 인터파크 “유통 채널 입점은 전략과 타이밍 승부” | KS News
박규민 레디블룸 대표(오른쪽)에게 유통 채널 전략을 전수하는 홍승우 인터파크 플랫폼사업 팀장. 출처 = IT동아

스케일업코리아 팀은 박규민 대표의 고민 해결을 도울 전문가로 홍승우 인터파크 플랫폼사업 팀장을 섭외했다. 그는 우리나라 주요 온라인 쇼핑몰과 유통 채널에서 마케팅과 영업, 사업 진행을 15년 이상 맡아 숱한 성공을 이끈 전문가다. 이 경력을 살려 중소기업과 스타트업에 힘을 싣는 여러 지원 심사 활동에도 참여 중이다. 홍승우 팀장은 박규민 대표의 고민인 유통 채널 확장 전략을 집중 전수했다.

홍승우 팀장 : 안녕하세요. 반갑습니다. 오기 전에 레디블룸을 어떻게 도울까 궁리하다가 먼저 기업 소개서부터 자세히 읽었어요. 그러고 보니, 레디블룸의 그래놀라는 제가 어디선가 봤던 기억도 납니다. 판매량이 좋을 듯하던데요? 지금 레디블룸의 유통 채널은 몇 곳이나 되나요?

박규민 대표 : 소비자와 소통하려고 자사몰 위주로 상품을 판매하다가 최근에 조금씩 판로를 넓히고 있어요. 쿠팡과 카카오 선물하기, 텐바이텐 등 여러 유통 채널에 입점했는데 여전히 자사몰에서 가장 매출이 많이 나옵니다.

레디블룸의 주력 상품, 단백질 그래놀라. 출처 = 레디블룸
레디블룸의 주력 상품, 단백질 그래놀라. 출처 = 레디블룸

레디블룸을 세우기 전에 유통 채널에서 상품 기획과 소싱 MD로 일한 적이 있는데, 그 때 배운 것이 ‘대형 유통 채널 입점 시 광고 없이는 매출도 없다’는 거에요. 이것을 해결할 방법을 그 때도 지금도 못 찾았습니다. 아직 몸집이 작은 스타트업이 어떻게 하면 효과적으로 유통 채널에 입점하고 광고를 할까요?

홍승우 팀장 : 좋은 방법이 있어요. 심지어 간단합니다. 지피지기 백전불태라고 하지요? 유통 채널이 지금 가장 집중하고 내세우는 서비스는 무엇인지, 트래픽이 가장 많이 모이고 거래액이 가장 큰 부문은 어디인지를 분석하세요. 이걸 알고 나서야 비로소 광고 효과를 얻습니다. 반대로, 이걸 모르면 광고를 해도 효과가 떨어져요. 스타트업은 자원도, 시간도 늘 부족합니다. 그러니 유통 채널을 공략할 때 선택과 집중 전략을 써야 해요.

기업이 매출을 늘리려면 유통 채널이나 상품 개수를 늘리면 됩니다. 그런데, 반드시 타이밍을 잘 살펴야 해요. 지금 레디블룸은 유통 채널 개수를 늘리는 전략을 선택했는데, 적절한 타이밍인지도 되돌아보세요.

박규민 대표 : 맞아요. 그게 큰 고민입니다. 지금까지 자사몰과 한 유통 채널을 위주로 운영을 했는데, 결과가 좋았어요. 그 유통 채널에서 그래놀라 부문 1위~2위를 차지했습니다. 이 결과를 토대로 다른 유통 채널에 진출했어요. 그런데, 매출이 늘어나기는 커녕 기존 유통 채널 소비자와 새 유통 채널 소비자가 분산되는 카니발라이제이션(새 제품이 기존 제품의 영향력, 매출을 잠식하는 현상)이 일어났습니다. 다시 자사몰 브랜드 광고를 강화했더니, 이번엔 매출 카니발라이제이션이 일어났어요.

유통 채널 전략을 묻는 박규민 레디블룸 대표. 출처 = IT동아
유통 채널 전략을 묻는 박규민 레디블룸 대표. 출처 = IT동아

그래서 다른 유통 채널에 진출할 때에는 상품 포장을 바꾸거나, 아예 다른 상품을 앞세울까를 고려했어요. 또 카니발라이제이션이 일어날까봐 두려워요. 유통 채널을 늘려야 할까요, 아니면 마케팅을 강화해야 할까요?

홍승우 팀장 : 정말 고민이 클 거에요. 이런 문제는 금방 결론이 나지 않아요. 유통 채널을 언제 어디로 늘릴까, 한정된 자원을 어떤 유통 채널에 얼마나 배분할까 등 모든 결정이 어렵습니다. 게다가, 유통 채널을 늘렸는데 매출이 기대만큼 늘지 않고 심지어 기존 매출에 나쁜 영향을 미치는 일도 잦아요.

이렇게 되면 기업 대표들은 다른 상품을 투입할지를 고민합니다. 그러려고 상품 생산 라인과 인력을 무리하게 늘리고, 그러다가 기업과 상품 고유의 속성과 장점, 가격 경쟁력을 잃어요. 소비자가 외면하고 어려움은 더 커집니다. 여기에서 성패를 결정하는 것 또한 철저한 시장과 유통 채널 분석으로 얻는 타이밍이에요.

먼저 레디블룸 상품의 속성이나 장점과 가장 잘 어울리는 유통 채널부터 접근하세요. 그 유통 채널이 집중하는 분야와 접근 방식을 분석하면, 위에서 이야기한 타이밍을 짐작 가능합니다. 레디블룸 상품과 크게 관계가 없거나 매출이 기대만큼 나오지 않는다면, 아예 진출하지 말아야 합니다. 입점 제안을 받더라도 완곡하게 거절해야 해요.

그리고, 상품 기획도 다시 해 보세요. 유통 채널을 늘릴 때 카니발라이제이션이 생기는 원인은 판매 전략이 채널별로 부딪히기 때문입니다. 이 때 상품의 종류가 많으면 문제를 해결하는 데 도움이 돼요. 그리고, 유통 채널을 늘리려면 채널별로 다른 전략을 써야 합니다. 유통 채널이 많은데 전략이나 상품이 같다면? 바로 카니발라이제이션으로 이어져요.

박규민 대표 : 유통 채널 개수를 늘린 이유는 매출을 기대한 것도 있지만, 레디블룸의 상품을 더 많은 소비자에게 알리려는 목적도 있었어요.

유통 채널 전략을 전수하는 홍승우 인터파크 플랫폼사업 팀장. 출처 = IT동아
유통 채널 전략을 전수하는 홍승우 인터파크 플랫폼사업 팀장. 출처 = IT동아

홍승우 팀장 : 유통 채널 개수를 늘리는 만큼 인력도 늘려야 해요. 인력 채용에 드는 비용을 잘 계산해보세요. 사실, 정말 일을 잘 하는, 이른바 ‘선수’가 한 명 있으면 일당백이에요. 스스로 전략과 가격 정책을 세우고 여러 유통 채널을 동시 공략해 매출을 올릴 정도입니다. 문제는, 이런 선수는 모시기도 어렵고 그 만큼 많은 대가를 줘야 하는 점이에요.

박규민 대표 : 조언 고맙습니다. 무분별한 확장이 아니라 선택과 집중을 명심할게요. 그렇다면 레디블룸과 잘 어울리는 유통 채널을 찾았을 때 어떤 전략을 세워서 접근해야 할까요? 유통 채널 담당자들과 만나려 해도 전화가 닿지 않고, 이메일을 보내도 답신이 없습니다.

홍승우 팀장 : 시대와 시장의 유행에 따라 유통 채널의 힘과 영향력도 바뀌어요. 그러니, 먼저 유통 채널별 특성을 분석하세요. 그러면 그 유통 채널이 힘과 영향력을 유지하려고 어떤 서비스를 운영하는지, 어떤 서비스에 힘을 주는지를 알게 됩니다. 간단해요. 그 유통 채널의 홈페이지나 모바일 앱에 접속했을 때, 첫 화면에 무엇이 나오는지를 분석하세요. 가장 눈에 잘 띄는 부분에 주력 서비스를 노출하는 법입니다.

예를 들어, 한 유통 채널이 ‘급속 배송’ 사업을 넓히는 데 힘쓴다고 가정할게요. 그러면 그 유통 채널의 경영자와 담당자 모두가 이것을 성과 지표로 삼을 것입니다. 담당자에게 ‘레디블룸의 상품을 다루면 급속 배송에 어떤 도움을 얼마나, 어떻게 주는지’를 강조하세요. 담당자의 눈길을 끌 뿐더러, 입점 후 광고 없이 주력 상품으로 자리 잡는 또 하나의 효과를 기대할 수 있습니다.

단, 유통 채널에 접근할 때에는 담당자보다는 결정권을 가진 관리자를 만나는 것이 좋습니다. 안타깝게도, 이들을 만나는 것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니고, 만나는 데 왕도가 있는 것도 아니에요. 잘 짜여진 전략을 세우고, 부단히 유통 채널의 문을 두드리는 수밖에 없습니다.

레디블룸 단백질 쉐이크. 출처 = 레디블룸
레디블룸 단백질 쉐이크. 출처 = 레디블룸

박규민 대표 : 한편으로는 해외의 유통 채널 진출 전략도 궁금합니다. 일단 중국 시장은 총판 계약을 맺고 2023년 진출 예정이에요. 일본 시장도 주목 중입니다. 미국 시장에 진출하려고 아마존에 상품 등록을 마쳤고 지금은 심사 중이에요. 동남아시아 시장도 매력 있어서 태국 식품 박람회에 먼저 참가해 시장 상황을 보고 진출 여부를 결정하려 합니다. 레디블룸의 단백질 쉐이크는 사실 해외 수출을 상정하고 만든 제품이기도 합니다. 어떤 전략이 있을까요?

홍승우 팀장 : 중국과 미국 시장 진출은 잘 하고 계시니, 동남아시아 시장 진출 전략을 함께 짜 볼까요? 이 부문 온라인 유통 시장 1위는 인도네시아입니다. 그 뒤를 태국과 베트남, 싱가포르와 말레이시아, 필리핀이 차례로 이어요. 그런데, 식품 유통 시장 1위는 태국입니다. 이런 면에서 태국을 동남아시아 시장 공략의 교두보로 삼은 결정은 옳아요.

그 다음에는 현지 온라인, 식품 유통 시장의 특성을 분석하고 현지 유통 채널의 점유율 등을 조사해야 합니다. 예를 들어 태국 식품 시장에서는 모바일 SNS가 큰 영향력을 발휘해요. 반면, 말레이시아는 스마트폰이 아니라 PC로 상품을 주문합니다. 이런 나라별, 현지 유통 채널별 특징을 알고 진출해야 합니다.

마지막으로 두 가지를 당부하고 싶어요. 해외 시장 진출도 좋지만, 그러려면 우리나라에서의 기반을 튼튼히 다져놓아야 합니다. 우리나라 식품 유통 시장의 유행인 브랜드 강화, 라이브 커머스 콘텐츠를 잘 준비해 두세요.

유통 채널 전략을 의논하는 박규민 레디블룸 대표(왼쪽)와 홍승우 인터파크 플랫폼사업 팀장. 출처 = IT동아
유통 채널 전략을 의논하는 박규민 레디블룸 대표(왼쪽)와 홍승우 인터파크 플랫폼사업 팀장. 출처 = IT동아

또 하나, 대표는 절대 사업의 본질을 잊어서는 안됩니다. 상품을 파는 데 집중할 것이 아니라, 품질을 높이는 데 집중해야 해요. 지금은 레디블룸의 규모가 작으니 박규민 대표가 상품 기획과 제작, 판매와 영업을 모두 해야 합니다. 그러다 조금씩 성장하면 판매와 영업 등은 다른 임직원에게 맡기고, 박규민 대표는 상품의 품질을 높이고 운영 전략을 세우는 데 집중해야 합니다.

지금까지 잘 했어요. 유통 채널 확장에 어려움을 겪었더라도, 이것은 전략이 틀린 것이 아니라 때가 아닌 것입니다. 지금의 경험을 잘 기억했다가 때가 오면, 타이밍을 잡으면 이 경험을 토대로 달려나가면 됩니다.

홍승우 팀장은 박규민 대표처럼, 한 때 유통 최전선에서 상품을 다루는 MD로 일 했다고 한다. 그래서인지 그는 자신의 MD로서의 경험 뿐만 아니라, 개인 유통 사업을 하면서 겪었던 일과 노하우를 아낌 없이 전수했다. 이어 우리나라 주요 유통 채널의 서비스 전략과 그 속에 숨은 주안점, 이를 공략할 비법을 전수했다. 주요 유통 채널의 입점 담당자들을 바로 박규민 대표에게 소개하고 만남을 주선하는 등 적극적인 모습이었다.

박규민 대표는 업계 선배인 홍승우 팀장의 말을 한마디 한마디 경청했다. 유통 채널 공략법, 광고 비용을 줄이고 상품을 유통 채널 상위에 노출할 전략, 유통 업계에서 레디블룸의 이름을 알리고 규모를 키울 여러 전략을 배웠다.

유통 채널 전략을 의논하는 홍승우 인터파크 플랫폼사업 팀장(왼쪽)과 박규민 레디블룸 대표. 출처 = IT동아
유통 채널 전략을 의논하는 홍승우 인터파크 플랫폼사업 팀장(왼쪽)과 박규민 레디블룸 대표. 출처 = IT동아

스케일업코리아 팀은 이어 레디블룸의 해외 시장 진출 전략을 점검하기로 결정했다. 다음 기사에서는 레디블룸과 같은 푸드테크 스타트업이 해외 진출 전략을 어떻게 세워야 하는지를 살펴본다.

글 / IT동아 차주경(racingcar@i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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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천: IT동아 (CC BY-NC-ND 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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