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트업-ing] “대체육 다음은 대체 생선”…식물성 고등어, 출시 전 막바지 담금질 | KS News
[IT동아 권택경 기자]
“지금 당장 출시해도 손색 없는 수준입니다”
지난 7일 서울 강동구 서울먹거리창업센터에서 열린 식물성 대체 고등어 시식회에서 투자사와 협력사 관계자들이 남긴 평가다. 대체 식품 전문 기업 HN노바텍은 이날 일반 소비자들과 투자사, 협력사 관계자들을 상대로 식물성 대체 고등어 시식회를 열었다.
식물성 대체 고등어는 동물성 재료나 화학 첨가제 없이 고등어 맛을 재현한 식물성 대체 식품의 일종이다. 식물성 대체육이 동물성 재료 없이 고기 맛을 재현한다면, 식물성 대체 생선은 생선 맛을 재현한다. 비건 시장의 성장과 대규모 상업적 어업의 지속가능성 문제가 제기되면서 대체육과 더불어 대체 단백질 식품 시장에서 중요한 비중을 차지할 것으로 기대받고 있다.
대체 생선은 주로 참치, 새우, 흰살생선을 재현한 제품이 개발되거나 출시되고 있지만, HN노바텍은 고등어를 대체 생선으로 개발했다. 해조류에서 추출한 아미노산과 지방산, 쇠비름나물에서 추출한 성분으로 고등어 특유의 맛과 향을 재현했다. 고등어는 국민 생선으로 불릴 정도로 국내 수요가 높지만 꾸준히 어획량이 감소하는 와중에 수입산 가격은 오르는 추세라 대체품 수요도 충분할 것으로 업체 측은 전망하고 있다.
이번 시식회에서 선보인 시제품은 앞서 지난해 11월 두 차례 진행했던 시식회에서 나온 의견을 바탕으로 개선한 제품이다. 일반 소비자들을 대상으로 진행됐던 이전 시식회에서는 전체 참가자 중 약 70%가 대체 고등어 시식 경험에 만족한다고 답했지만 맛과 향, 식감, 모양 등에 개선이 필요하다는 의견도 일부 있었다.
이러한 의견을 반영해 HN노바텍은 이번 시식회에서 모양을 달리 한 여러 제품으로 소비자 반응을 살폈다. 기존 완자 모양에 더해 생선 형태의 시제품도 10cm 크기와 2~3cm 한 입 거리 크기 두 가지 버전으로 선보였다. 맛과 향도 두릅 추출물 등을 추가해 개선했다.
시식회 후 이어진 설문조사에서도 전체 참가자 32명의 약 75%에 달하는 24명이 대체 고등어 시식 경험에 만족하다고 답변해 실제로 이전 시제품보다 만족한다는 답변 비중이 높아졌다. 제품 구매 의향이 있다고 밝힌 응답자도 65%인 21명에 달했다. 형태에 대한 선호는 완자, 한 입 거리 크기 생선 모양, 10cm 크기 생선 모양 순으로 나타났다. HN노바텍은 이번 시식회 에 나온 의견을 바탕으로 제품화 전 막바지 담금질에 나설 계획이다.
앞선 두 차례 시식회와 달리 이번 시식회에는 HN노바텍 협력사와 투자자, 투자를 검토 중인 투자사 관계자들을 대상으로 한 시식회도 동시에 진행됐다. 투자자 및 협력사 관계자들은 높은 관심 속에 기술 수준이 빠르게 발전한 대체육에 비하면 대체 생선 분야는 아직 개선해야 할 점이 많다면서도 시장 가능성은 높게 점쳤다.
HN노바텍의 해외 판로 개척과 투자 유치 부문에서 협력 중인 킬사글로벌 권오숭 한국 법인장은 “고기는 가공식품 형태로도 많이 섭취하지만, 생선은 원물 형태로 먹을 때가 많다. 비교 대상의 기준 자체가 높게 형성되어 있기 때문에 재현율에 대한 평가가 좀 더 엄격해지는 면이 있는 것 같다”면서 “원물이 아닌 생선맛 완자로 생각하고 먹으면 완성도가 충분한 것으로 느껴진다”는 의견을 밝혔다.
재현이 쉽지 않은 고등어의 풍미 재현에도 성공한 만큼, 다른 대체 생선 개발에도 문제가 없을 것이란 기대 섞인 반응도 나왔다. 권 법인장은 “고등어 외에도 전 세계적으로 수요가 많은 다른 생선들도 식물성 대체 식품으로 개발해 해외 시장을 공략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현재 HN노바텍과 제품화를 논의 중인 모 대기업 관계자도 당장 제품화가 가능한 완성도에 이른 것으로 평가했다. 현재 HN노바텍과 단가 조율 등 막바지 협의를 진행 중이다. 판매가는 제품 경쟁력을 위해 국내산 생물 고등어와 비슷한 수준으로 책정할 계획이다.
한 투자사 관계자는 “대체 식품 시장은 전체적으로 성장 가능성이 있는 영역이다. 알레르기나 이념, 윤리적 문제로 특정 음식을 못 먹거나 먹지 않는 인구가 많다”면서 “HN노바텍이 앞으로 종합 대체 식품 기업으로서 이들의 식문화를 윤택하게 하는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글 / IT동아 권택경 (tk@i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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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천: IT동아 (CC BY-NC-ND 2.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