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업이 IT(잇)다] 에이트테크 “AI·로봇 기술로 폐기물 선별 효율 개선한다” | KS New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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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T동아 한만혁 기자] 자원 순환은 생산이나 소비 활동으로 발생한 폐기물을 재활용, 재사용하는 것을 말한다. 이를 위해서는 재활용이나 재사용할 수 있는 자원을 선별하는 작업이 필요하다.
우리가 매일 하고 있는 쓰레기 분리수거도 선별 작업 중 하나다. 지난 1991년 분리수거 의무화 이후 지금은 쓰레기 분리수거 문화가 일상에 자리 잡았다. 정부도 ‘자원순환기본법’을 제정하고 폐기물 감량과 재활용률을 높이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하지만 정작 재활용률은 저조하다. 환경부와 한국환경공단이 지난 2월 발표한 ‘2021년 전국 폐기물 발생 및 처리 현황’ 자료에 따르면 2021년 생활폐기물 재활용률은 56.7%에 불과하다. 에이트테크(AETECH) 박태형 대표는 “낮은 재활용률은 사람 의존도가 높은 선별 작업 탓”이라고 지적한다.
현재 자원 순환 센터 선별 작업은 수작업으로 진행된다. 사람이 일일이 손으로 분류하다 보니 놓치는 부분이 적지 않다. 고령화와 구인난도 심각해 늘어나는 폐기물을 감당하기 어렵다. 이때 선별되지 못한 폐기물은 그대로 매립되거나 소각된다.
박 대표는 폐기물 선별 작업 문제를 로봇으로 개선하고자 한다. 그는 “사람이 하던 폐기물 선별 작업을 AI(인공지능) 기반 자원 선별 로봇으로 대체하면, 선별 속도는 240%, 작업 시간은 126% 증가하고 선별 비용은 279% 감소한다”라며 “선별 작업 효율성 증가, 고령화 및 구인난 해결, 산업재해 리스크 감소 등의 기대효과가 있다”고 설명했다.
박 대표가 AI 기반 자원 선별 로봇을 떠올린 데에는 그의 경험이 많은 영향을 끼쳤다. 그는 대학생 때 캐나다에서 환경과학과 지질자원학을 전공했다. 지질자원학은 우리 일상에 필요한 자원을 찾고 추출하는 부분을 연구하는 학문이다. 두 가지 학문을 공부하면서 자원을 친환경적으로 확보하는 방법에 대해 고민했다.
이때 접한 분야가 도시광산이다. 도시광산은 도시에서 버려지는 생활 폐기물에서 자원을 얻는다는 개념이다. PC나 노트북, 배터리 등 전자기기 부품에서 추출하는 금속, 플라스틱, 고철 등 모든 것이 도시광산의 자원이다. 박 대표의 관심사는 자연스럽게 폐기물 재활용으로 연결됐다.
이후 캐나다에서 통신 분야 엔지니어로 일하면서 자율주행에 대한 기술을 접했다. 그가 주목한 것은 자율주행 관련 기술 중 객체 인식 기술이다. 카메라로 주변 환경을 인식하고 장애물이나 신호등, 도로 등을 감지하는 기술이다.
박 대표는 도시광산과 객체 인식 기술에서 모티브를 얻어 AI 기반 자원 선별 로봇에 대한 사업 아이템과 기술, 마일스톤까지 구체화하고 준비 기간을 거쳐 2020년 에이트테크를 창업했다.
에이트테크는 폐기물 선별 작업을 위한 로봇 ‘에이트론’을 만들고 있다. 에이트론은 사진이나 영상이 다양한 폐기물을 인식하면 AI가 지정한 폐기물을 선별하고, 로봇이 해당 폐기물을 분류하는 방식으로 작동한다.
에이트테크는 에이트론의 소프트웨어와 하드웨어를 모두 직접 개발했다. 소프트웨어 부분에서는 폐기물 분류에 최적화된 알고리즘 기반 신경망 ‘컴프레션 뉴럴 네트워크(CNN)’를 개발했다. 최적 학습 환경 및 고품질 데이터 확보 노하우와 동선 개선 및 궤적 추적 알고리즘으로 성능을 강화하고 멀티 AI 모델을 활용한 복합 분석 방식으로 정확도를 높였다.
하드웨어 측면에서는 블로어 진공 기술, 흡착패드, 스피링 로드 기술 등을 직접 개발했다. 덕분에 기존 자동화 장비로는 분류할 수 없는 맥주병 등 무거운 제품이나 원형을 유지하지 않은 폐기물도 정확히 선별한다. 또한 모든 부품을 국산화하고 자체 생산 능력을 갖춰 생산 단가를 낮췄다.
현재 보유하고 있는 특허는 총 4건이다. 우선 취득한 특허는 재활용 및 폐기물 분류 시스템, 재질 판별 등 소프트웨어 분야다. 또한 2건의 하드웨어 분야 특허를 출원 중이며, 올해 4건을 더 출원할 예정이다.
성능도 좋다. 선별 속도, 정확도, 가격 측면에서 경쟁 제품 대비 확실한 우위를 보인다. 특히 선별 속도는 분당 96개로 가장 높다. 비공식 내부 테스트 결과는 분당 101개라고. 단 분류 품목은 떨어진다. 외국의 경우 선별 대상 항목이 많아 분류 품목을 많이 설정하지만, 국내에서는 많은 분류 항목이 필요하지 않기 때문에 늘리지 않고 있다는 것이 박 대표의 설명이다. 현재 에이트론은 색상, 재질, 용도 등 분류 품목을 세부적으로 설정할 수 있다. 덕분에 에이트론을 도입한 자원 순환 센터의 반응도 좋다. 도입 후 1년이 지난 한 자원 순환 센터는 올해 2대를 추가 주문했다.
박 대표는 “흔들리지 않고 빠르게 달려온 덕에 짧은 시간 안에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 모두 완성도 있는 에이트론을 만들었다”라며 “원천기술을 갖고 있기 때문에 자원 순환 센터 환경이나 구조, 동선에 맞춰 유연하게 대응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에이트테크는 기술 개발과 함께 생활폐기물 데이터 확보에도 신경 쓰고 있다. 특히 영농폐기물 데이터 확보를 위해 농업기술진흥원의 지원을 받고 있다. 생활 폐기물 중에는 영농 폐기물이 섞여 있는 경우가 많다. 문제는 농약병이다. 화학물을 담았던 용기는 식음료병으로 재활용할 수 없다는 규제가 있기 때문에 따로 분류해야 한다.
에이트테크는 영농폐기물 데이터 확보 차 농업기술진흥원의 지원 프로그램에 지원했다. 현재 에이트테크는 영농 폐기물 관련 정보를 확보해 데이터베이스를 강화하고 자원 선별 성능을 강화하고 있다.
데이터베이스 외에 다양한 지원도 받았다. 박 대표는 사업 아이템이나 기술력 측면에서는 자신 있었지만 그 외에 경영, 홍보, 마케팅 같은 분야에서는 난관에 부딪히는 경우가 많았다. 이때 농업기술진흥원의 컨설팅이 유용했다. 멘토와의 연결을 통해 KPI 검증, IR 시나리오, 체계적인 마일스톤 달성 여부 등에 대한 의견과 피드백을 받았다. 특히 영상 제작, 다양한 홍보 창구 등 홍보 및 마케팅 부분에서의 지원이 큰 도움이 됐다. 박 대표는 “우리의 미션에 대해 같이 이야기를 나누고 고민하는 상대가 있다는 것만으로도 굉장히 든든한데, 부족한 부분에 대한 실질적인 지원으로 사업 운영과 성장에 큰 도움이 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에이트테크는 사업 개발 단계를 3단계로 나누고 있다. 1단계는 에이트론 개발 및 자원 순환 센터 적용, 2단계는 자체 선별소를 스마트팩토리로 구축, 3단계는 가정용 자동 분리수거장 구축이다.
지금은 1단계를 달성하고 2단계를 준비 중이다. 자체 선별소를 구축하기 위해 인천에 부지를 임대하고 설계 작업까지 마쳤다. 이를 위해 재질 분석 기술 고도화, 비용 절감 위한 기술 개발에도 박차를 가하고 있다. 선별 폐기물 범위를 늘려 건설폐기물, 사업장폐기물까지 확대하기 위함이다. 박 대표는 오는 2024년에는 시험 가동이 가능할 것으로 전망했다. 이후에는 제품 경량화, 소형화를 통해 가정, 공동주택, 아파트 등의 분리수거장을 자동화할 계획이다.
박 대표는 “에이트테크는 사람 개입 없이도 움직일 수 있는 자원 순환 센터의 완전한 자동화가 목표”라며 “우리 노력이 기존 환경 관련 기술을 한 단계 끌어올리고 지구의 지속 가능성을 유지하는 데 기여할 것”이라고 포부를 밝혔다.
글 / IT동아 한만혁 (mh@i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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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천: IT동아 (CC BY-NC-ND 2.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