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국대학교 캠퍼스타운] 스포잇 “스포츠로 사회적 가치 실현한다” | KS News
※ 동국대학교의 캠퍼스타운은 ‘Hi! 동국, Hello 중구’라는 문구를 내걸면서, 청년들에게 ‘창업 기회’를 지역의 주민과 기업들에게 ‘상생 프로그램’을 제공한다. 이들은 현재 스타트업 30곳에 창업공간과 맞춤형 육성 프로그램을 제공하면서, 유망 스타트업을 발굴하고 있다. 이에 IT동아는 동국대학교 캠퍼스타운이 지원하는 유망 스타트업을 소개하는 시간을 가져 본다.
[IT동아 한만혁 기자] 우리나라의 경우 1년에 약 1만 명의 선수가 은퇴를 선언한다. 이들 대부분은 은퇴 이후를 대비하지 않는다. 평생 운동에 전념한 터라 다른 일을 시작하기도 어렵다.
실제로 절반 이상의 은퇴선수가 어려운 생활을 이어가고 있다. 국회 문화체육관광위원회 이개호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지난해 공개한 대한체육회 국내 은퇴선수 현황 자료에 따르면 최근 5년간 4만 7,046명이 평균 23.6세에 은퇴했으며 그중 41.9%가 실업 상태다. 취업했더라도 64.6%가 비정규직이고 51.6%는 월수입 200만 원 미만이다.
스포잇은 은퇴선수가 겪는 어려움에 주목하고 있다. 은퇴선수가 보유한 역량을 사회적 취약계층과 연결해, 은퇴선수의 경제적인 문제를 해결하고 공공이익과 공동체 발전에 이바지하는 사회적 가치를 실현하고 있다. 현역 선수 및 지망생을 위한 영상 제작 사업도 병행하고 있다.
은퇴선수 지원에 사회적 가치를 더하다
스포잇을 창업한 권정혁 대표 역시 은퇴선수다. 30년간 축구선수로 활동했다. 2001년 울산 현대에 입단하면서 프로 선수 생활을 시작했고 2017년 FC 의정부 플레잉 코치 경력을 끝으로 은퇴했다. 이후 1년간 준비 기간을 거쳐 2019년 스포잇을 창업했다.
창업 아이템은 해외 진출 경험에서 얻었다. 권 대표는 2009~2010년 핀란드 리그의 RoPS 팀에서 생활했다. 당시 핀란드는 은퇴선수를 지원하는 정부 차원의 제도가 잘 갖춰져 있었다. 동료 선수들도 대부분 은퇴 이후를 준비하고 있었다. 권 대표는 이때 경험을 토대로 은퇴선수 지원 사업을 구상했다.
처음 시작한 것은 은퇴선수와 스포츠 꿈나무를 연결하는 사업이다. 하지만 얼마 지나지 않아 코로나19가 퍼지면서 대면 모임이 금지됐고 사업 진행이 불가능했다. 이후 선수생활 때 맺은 인연을 계기로 대한축구협회, 한국프로축구연맹의 사회 공헌 사업을 맡았다. 내용은 기존 사업과 비슷했다. 은퇴선수와 유망 선수를 연결하는 멘토링 프로그램이다. 처음 계획했던 은퇴선수 지원 사업에 사회적 가치까지 실현할 수 있게 된 것이다.
이를 계기로 사회 공헌 사업을 확장했다. 인천 연수구청이 운영하는 취약계층 대상 방과 후 프로그램 ‘드림 스타트’ 중 축구 교육 과정을 맡았고, 서울 북부 종합사회복지관에 은퇴선수를 연결해 취약계층이나 장애인에게 스포츠 교육을 하고 있다.
스포잇은 보다 적극적인 사회 공헌 사업을 위해 풋볼센터도 차렸다. 초기에는 경기장을 대관했지만 시간이나 지리적인 제약 탓에 불편함을 겪었다. 이에 지난해 2월 인천 연수구에 풋볼센터를 열었다. 풋볼센터는 연수구청과 함께 하는 스포츠 교육, 지역 주민을 위한 축구 교실로도 운영하고 있다.
이런 활동 덕에 고용노동부로부터 사회적기업 인증을 받았다. 사회적기업이란 취약계층에게 사회서비스 또는 일자리를 제공해 사회적 가치를 우선적으로 추구하면서 재화 및 서비스의 영업활동을 하는 기업을 말한다. 스포잇은 사회적기업 파트너를 지속적으로 확대할 예정이다. 축구 이외의 다양한 종목도 염두에 두고 있다.
이외에도 강사 교육 프로그램, 적성검사, 은퇴선수 간 네트워킹 등 은퇴선수를 위한 다양한 지원 프로그램을 이어가고 있다.
현역 선수 지원을 위한 영상 제작
스포잇은 은퇴선수뿐 아니라 현역 선수 및 지망생을 위한 영상 제작 사업도 병행하고 있다. 이 역시 해외 진출 경험에서 얻은 아이디어다. 권 대표가 해외 진출을 준비할 당시 10분 분량의 경기 하이라이트 영상, 즉 포트폴리오가 필요했는데, 만들기가 쉽지 않았다. 이때 경험을 토대로 현직 선수, 프로 리그를 준비하는 선수 및 학생의 개인 하이라이트 영상을 제작하고 있다.
스포잇은 영상 제작 기술에 AI 트래킹 기술을 활용한다. 보통 10분 분량의 하이라이트 영상을 만들기 위해서는 15개 이상의 경기를 보고 선수가 활약하는 장면을 선별해야 한다. 아무리 숙달된 사람도 20시간 이상 걸리는 작업이다. 스포잇은 여기에 AI 트래킹 기술을 적용해 경기가 중단되는 시간, 그러니까 공이 경기장 밖으로 나가거나 선수교체, 파울 등으로 경기가 중단되는 때를 선별해 잘라내고 있다. 이렇게만 해도 90분 이상의 경기 영상이 60분으로 줄어든다. 작업 시간이 줄어드니, 같은 인력으로 더 많은 영상을 만들 수 있다.
특정 선수나 공을 트래킹하는 기술도 개발 중이다. 이를 통해 모니터링 영상 분량을 더 줄일 수 있다. 영상 제작에 투여하는 인력과 시간 역시 줄어든다. 권 대표는 “선수나 공을 트래킹하는 기술이 개발되면 모니터링 영상은 15경기에서 3경기 수준으로 줄어들 것”이라고 전망했다. 해당 기술은 내년에 서비스형 소프트웨어(SaaS) 형태로 선보일 예정이다.
선수 하이라이트 영상의 경우 수요가 지속적으로 늘어나는 추세다. 과거에는 해외 진출 때만 필요했다. 하지만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국내에서도 요구하는 곳이 늘고 있다. 프로팀은 물론 대학 입시 때도 영상 제출을 의무화하는 학교가 늘었다.
생존과 발전을 위한 노력
스포잇은 은퇴선수 지원 사업, 영상 사업, 풋볼센터 등을 통해 빠르게 수익을 내고 있다. 3번의 시드 투자 유치도 완료했다. 영상 솔루션을 고도화한 후에는 프리 시리즈A를 준비할 예정이다.
지금까지의 사업 전개가 수월했던 건 아니다. 특히 코로나19 팬데믹으로 많은 어려움을 겪었다. 그때마다 오랜 선수 생활에서 얻은 인적 네트워크를 활용하고 사업을 확장하면서 끊임없이 노력했다. 권 대표는 “주어진 환경에서 할 수 있는 것을 찾으면서 지속적으로 노력한 결과”라며 “생존을 위해 여러 가지 시도를 했다”고 회고했다. 지금도 생존하고 발전하기 위해 끊임없이 고민하고 노력한다고.
권 대표는 동국대학교 캠퍼스타운 사업단의 도움도 받았다. 무엇보다 입주공간 제공이 유용했다. 대한축구협회, 한국프로축구연맹과의 협업이 많아 자주 방문하는데, 이동 거리가 길어 불편함이 있었다. 이들이 위치한 광화문 인근에 사무실을 알아보던 중, 동국대학교 캠퍼스타운이 중구에 사무공간을 제공했다. 덕분에 업무공간을 확보하고 광화문, 강북 지역으로 쉽게 진출할 수 있는 기동력을 보강했다.
권 대표는 “스포츠를 통해 은퇴선수와 스포츠를 배우는 사람, 스포잇을 만드는 임직원 모두가 즐거웠으면 좋겠다”라며 “사회적 가치를 추구하는 사회적기업으로서의 역할을 다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글 / IT동아 한만혁 (mh@i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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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천: IT동아 (CC BY-NC-ND 2.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