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승기] 슈퍼 SUV 성능을 한 단계 끌어올린 ’람보르기니 우루스 퍼포만테’ | KS News
[IT동아 김동진 기자] ‘달리기에 특화된 슈퍼카는 대부분 2인승’이라는 공식이 하나둘 깨지고 있다. SUV 열풍으로 많은 소비자가 성능뿐만 아니라 공간 실용성까지 요구하고 있기 때문이다. 페라리, 애스턴마틴, 맥라렌 등 슈퍼카 브랜드들이 속속 SUV 시장에 뛰어드는 이유다. 람보르기니 역시 브랜드 역사상 두 번째 SUV인 ‘우루스’를 통해 이같은 흐름에 합류, 큰 인기를 누렸다. 기세를 몰아 람보르기니는 이미 고성능인 슈퍼 SUV ‘우루스’의 성능을 한 단계 끌어올린 우루스 퍼포만테(Urus Performante)를 출시, 국내 소비자를 공략하고 있다. 666마력·제로백 3.3초의 우루스 퍼포만테는 어떤 특징을 지니고 있는지 살펴봤다.
람보르기니, 30년 만에 두 번째 슈퍼 SUV 출시
슈퍼카 브랜드 람보르기니의 첫 SUV는 1986년부터 1993년까지 약 7년 동안 생산한 LM002다. 각국 군대에 납품할 군용 차량으로 제작된 LM002는 치타(Cheetah)라는 이름으로 불렸다. 람보르기니는 LM002에 배기량 5167cc, 6800rpm에서 최대 450마력을 발휘하는 쿤타치 콰트로발볼레(Countach Quattrovalvole)의 V12 엔진을 탑재하며 고성능 오프로드 SUV를 표방했다.
람보르기니는 당시 LM002에 알루미늄과 유리섬유 바디, 사륜구동 변속기, 보조 변속기, 3개의 셀프 로킹 디퍼런셜을 적용, 120도의 경사도를 넘을 수 있는 성능으로 차량을 선보였다. 하지만 험지에서 운행이 어려운 수동 변속기를 탑재했다는 점과 연비가 좋지 않다는 단점 때문에 판매 부진을 겪어 약 300대 생산 후 단종을 결정한다.
30여 년이 흐른 뒤 SUV 열풍이 불며 슈퍼카 브랜드들이 속속 슈퍼 SUV를 선보이자, 람보르기니 역시 이 흐름에 합류한다. 자사 첫 SUV였던 LM002를 계승한 슈퍼 SUV ‘우루스’를 통해서다.
2017년 첫선을 보인 람보르기니 우루스는 판매 부진을 겪었던 LM002와는 다른 길을 걷는다. 출시 4년 만에 누적 판매량 2만대를 돌파하며 브랜드 수익을 이끄는 효자 모델로 자리 잡았다. 시승한 모델은 슈퍼 SUV 우루스의 성능을 또 한 단계 끌어 올린 고성능 모델, ‘우루스 퍼포만테’로 지난해 9월 국내에 출시됐다.
람보르기니 전통에 따라 황소의 이름을 딴 우루스 퍼포만테는 이름처럼 황소 한 마리가 금방이라도 달려 나갈 것 같은 인상을 준다. 잘 달리기 위한 공기역학적 요소가 차량 곳곳에 적용된 특징을 보였다.
엔진을 둘러싼 보닛은 경량 탄소 섬유로 제작됐으며, 후드 라인부터 프론트 범퍼까지 공기 배출구를 추가했다. 프론트 범퍼와 스플리터 역시 탄소 섬유를 적용했으며, 엔진 냉각을 돕는 검정색 전면 공기 흡입구는 아벤타도르와 우라칸 등 브랜드 라인업과 일체감을 형성하며 스포티한 인상을 준다. 새로 적용한 에어 커튼 역시 앞바퀴 위로 공기 흐름을 끌어당기는 역할을 하며 엔진 냉각을 돕는다.
우루스 퍼포만테는 이전 모델 대비 20㎜ 낮은 섀시와 16㎜ 넓은 휠트랙을 지녔다. 길이는 25㎜ 늘어났다. 확장된 휠 아치 덕분에 우루스 퍼포만테에는 22인치 휠과 티타늄 볼트가 기본 적용됐다. 옵션에 따라 23인치 휠도 선택 가능하다.
이 차량의 전장(자동차 길이)은 5137㎜, 전폭(자동차 폭)은 2026㎜, 전고(자동차 높이)는 1618㎜, 축거(자동차 앞바퀴 중심에서 뒷바퀴 중심까지 거리)는 3006㎜다.
우루스 퍼포만테 후면부에서도 무게를 덜어내고 더 빠르게 달리기 위해 적용한 탄소 섬유 부품을 곳곳에서 찾을 수 있다.
탄소섬유 핀을 장착한 리어 스포일러는 아벤타도르 SVJ(Aventador SVJ)에서 영감받아 제작됐으며, 다운포스를 증가시키는 데 기여한다. 하부 리어 범퍼와 디퓨저 역시 탄소 섬유로 제작됐다.
람보르기니 관계자는 “다수 탄소 섬유 부품을 적용한 덕분에 이전 모델 대비 성능을 높이면서도 공차중량은 47kg 줄일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우루스 퍼포만테의 공차중량은 2150kg이다.
엔진룸에는 이전 모델보다 16마력 상승한 666마력, 최대 토크 86.7 kg.m의 성능을 발휘하는 V8 트윈 터보 엔진이 탑재됐으며, 8단 자동 변속기를 맞물렸다. 우루스 퍼포만테의 최고 속도는 시속 306km이며, 정지 상태에서 시속 100km까지 가속하는 데 걸리는 시간은 3.3초에 불과하다.
알칸타라 소재와 육각형 배치로 장식한 실내
실내를 살펴보면, 부드러운 질감을 내면서도 내구성이 높은 특수소재인 알칸타라가 곳곳에 적용된 모습을 볼 수 있다. 시트 역시 차량 외관을 나타내는 육각형 스티칭 디자인을 적용한 알칸타라 소재로 마감됐으며, 스티어링 휠과 센터 콘솔, 기어 셀럭터, 대시보드 등에도 알칸타라 소재가 고루 적용됐다.
송풍구와 중앙 디스플레이, 클러스터까지 육각형 모양으로 배치했고 레버를 당겨 기어를 변경하도록 설계한 기어 셀렉터는 비행기 조종석을 연상케 한다. 시동 버튼 또한 덮게를 열어야 누를 수 있도록 구성했다.
기어 셀럭터 왼쪽에는 ▲스트라다(운전 편의성 초점) ▲스포츠(민첩성, 반응성 초점) ▲코르사(정밀도, 최대 성능 초점) ▲랠리(접지력이 낮은 표면에서 최상의 성능 발휘) 총 4가지 주행모드로 구성된 ‘아니마 시스템(Anima System)’ 셀럭터가 배치됐다. 오른쪽 레버를 당기면 에고 모드를 선택할 수 있다. 에고 모드에서는 운전자가 스티어링과 서스펜션, 트랙션 버튼을 통해 자신에게 적합한 세팅을 조절할 수 있다.
2열 공간 역시 긴 휠베이스 덕분에 여유로웠으며, 독립형 시트로 구성해 패밀리카로도 손색없는 구성을 보였다. 트렁크 적재공간은 616리터이며, 시트 폴딩 시 1596리터까지 확대된다.
폭발적인 가속력과 제동 성능…기대 이상 첨단 운전자 보조 시스템
서울 강남구 람보르기니 서울 전시장에서 경기 시흥시를 왕복하는 150여km 거리를 주행코스로 설정하고 시승에 나섰다. 가다 서기를 반복하는 강남을 빠져나갈 때 일정한 속도와 함께 앞차와 안전거리 유지를 돕는 어댑티브 크루즈 컨트롤이 주행 피로를 덜어줬다. 헤드업 디스플레이는 속도뿐만 아니라 차간거리 간격 등의 정보를 제시하며 시선 분산을 막았다.
디지털 클러스터에는 내비게이션 정보가 선명하게 담겼으며 ▲어두울 때 보행자나 큰 동물을 감지해 빛을 비추는 나이트 비전 시스템과 ▲차량 전방에서 중요한 교통 상황이 감지되면 운전자에게 경고하는 교차로 보조 시스템 ▲후방에서 차량이 접근해 충돌 가능성이 있을 때 도어를 열지 못하도록 경고하는 하차 경고 시스템 ▲특정 위치에 도착하거나 벗어날 경우 알림을 보내는 지오펜싱(Geofencing) 기능 ▲구글 음성 검색 기능 등이 운전자와 탑승자의 안전을 지키고 편의성을 높였다. 종종 슈퍼카의 단점으로 부족한 첨단 운전자 보조 시스템이 꼽히지만, 람보르기니 우루스 퍼포만테의 경우, 다양한 첨단 기능이 매끄럽게 연동되는 점이 돋보였다.
답답한 시내를 벗어나 가속 페달을 밟자, 느껴지는 가속 성능이 압권이었다. 우루스 퍼포만테는 2150kg 덩치를 정지상태에서 시속 100km까지 3.3초 만에 밀어낼 수 있다. 아크라포빅 사의 경량 티타늄 스포츠 배기 시스템은 주행 모드를 바꿀 때마다 우루스 특유의 엔진음을 형성하며 운전의 재미를 더했다.
가속 성능뿐만 아니라 제동 성능 또한 돋보였다. 이 차량이 시속 100km로 주행하다가 완전히 정지할 때 필요한 제동거리는 32.9m에 불과하다.
우루스 퍼포만테는 슈퍼카 답게 단단한 하체가 느껴지는 차량이지만, 아니마 시스템 조절에 따라 섀시 높이 등이 바뀌며 주행 모드에 적합한 세팅값으로 변하기 때문에 얼마든지 일상에서 활용할 수도 있는 차량이다. 예컨대 스트라다 모드를 설정하면 부드러운 댐핑으로 설정, 편안한 승차감을 제공하며 코르사 모드로 바꿀 경우 최대 댐핑과 액티브 안티롤 바를 활용해 고속 성능과 안정적인 코너링을 돕는다.
약 4시간 30분간 150km 거리를 조금 넘게 주행한 후 클러스터를 살펴보니, 리터당 연비 3.9km가 찍혔다. 공인 복합 연비 리터당 6.3km에 미치지 못했지만, 무더운 날씨 탓에 공조시스템을 강하게 가동한 점과 여러 주행모드를 번갈아 설정하며 주행한 점을 고려할 필요가 있다.
람보르기니 우루스 퍼포만테는 주행 성능과 편의성, 공간 실용성, 승차감에서 고루 만족을 주는 차량이었다. 이 차량의 가격은 3억2890만원부터다.
글 / 김동진 (kdj@i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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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천: IT동아 (CC BY-NC-ND 2.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