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트업 생태계 ‘여전히 혹한기’···생태계 활성화 위한 정부 정책 필요 | KS News
[IT동아 한만혁 기자] 스타트업얼라이언스가 오픈서베이와 함께 국내 스타트업 생태계 참여자의 인식 및 현실을 파악하기 위한 ‘스타트업 트렌드 리포트 2023’을 발표했다. 리포트는 창업자 200명, 스타트업 재직자 250명, 대기업 재직자 250명, 취업준비생 200명을 대상으로 지난 9월 진행한 설문조사 결과를 바탕으로 작성했다.
리포트에 따르면 스타트업 생태계 참여자는 올해도 혹한기를 보내고 있다. 참여자들은 벤처캐피탈(VC)의 미온적인 투자 및 지원 활동, 민간 부문 지원사업 약화 등을 그 이유로 꼽았다. 스타트업 재직자 역시 업무 만족도가 떨어지는 추세다. 낮은 재정적 보상과 불안정한 조직으로 인한 불만이 늘고 있다. 이들 역시 스타트업 투자 시장이 위축된 것을 체감하고 있다. 참여자들은 내년도 올해와 비슷할 것이라는 생각이다.
스타트업 생태계, 올해도 혹한기
스타트업 생태계 참여자가 경험한 올해 스타트업 업계는 여전히 혹한기다. 스타트업 창업자가 평가한 올해 스타트업 생태계 분위기는 100점 만점에 46.5점이다. 지난해 대비 7.2점 감소한 수치다.
부정적인 평가의 이유는 투자 위축 및 경기 침체(43.5%), 스타트업 운영의 어려움(33.5%), 스타트업에 대한 부정적 인식(19.0%) 등이다. 투자가 위축되고 경기 침체가 길어지면서 고급 인력이 떠나고 시장이 위축되고 있다는 반응이다. 다양한 스타트업이 투자 기회를 얻지 못하고 신규사업에 대한 관심이 줄었다며 안타까워하는 창업자도 있다.
지난해 대비 스타트업 생태계 변화를 묻는 질문 역시 76.5%가 부정적인 답변을 내놨다. 지난해처럼 상황이 안 좋다는 답변은 46.5%, 더 안 좋아졌다는 답변은 30.0%다. VC의 미온적 투자 및 지원(58.8%), 민간 부문 지원사업 약화(36.6%), 신규 비즈니스 시장 진입 환경 저하(34.6%), 대기업 위주의 산업 구조 유지(34.6%) 등이 그 이유다. 특히 투자 시장의 경우 스타트업 창업자의 81.5%, 재직자의 53.6%는 지난해 대비 더 위축됐다고 평가했다.
또한 창업자의 45.0%는 내년도 올해와 같은 상황이 이어질 것으로 보고 있으며, 30.5%는 더 악화될 것으로 예상한다. 경제 상황 악화, 투자 시장 위축이 지속되면서 혹한기가 이어질 것이라는 비관론이 지배적이다.
이런 분위기는 스타트업 재직자 역시 마찬가지다. 스타트업 재직자의 58.0%는 현재 직장에 만족하지 못하고 있다. 이들은 자율적이고 수평적인 조직 문화나 워라밸 보장, 유연하고 빠른 의사결정 구조는 좋지만, 낮은 재정적 보상(41.2%), 불안정한 조직의 비전 및 전략(38.4%), 낮은 기업 인지도(28.8%), 적은 복지 혜택(27.2%) 등에 불만을 표했다.
스타트업 근무 추천율도 31.2%로 지난해 대비 3.6% 줄었다. 스타트업 근무를 추천하지 않는 이유에 대해서는 불안정성(52.3%), 체계적이지 않고 모호한 조직문화 및 분위기(41.9%), 낮은 급여와 복지(14.0%) 등을 꼽았다.
이어지는 스타트업 혹한기에 창업을 고려하는 이들도 줄고 있다. 스타트업 재직자의 47.2%, 대기업 재직자의 52.8%, 취업 준비생의 45.5%가 창업을 고려한 경험이 있다고 답했다. 이는 지난해 대비 각각 10.8%, 1.2%, 5.5% 줄어든 수치다. 특히 스타트업 재직자의 감소율이 크게 나타났다.
정부 역할 아쉬워, 생태계 활성화 정책 필요
창업자들은 혹한기를 대비하기 위해 매출 다각화 전략 마련(54.0%), 흑자 사업에 집중(51.0%), 기업 비용 절감(46.5%), 정부 지원사업 추진(43.0%) 등을 고려하고 있다. 지난해에는 기업 비용을 줄이겠다는 답변이 많았지만, 올해는 사업 전략을 재정비하고 내실 다지기에 집중하겠다는 분위기다. 장기화되는 혹한기에 본격적으로 대비하는 모양새다. 민간 투자 시장이 위축되면서 정부 지원 사업에 대한 관심이 늘고 있다. 정부 지원 사업 추진 항목에 대한 답변의 경우 지난해 대비 19.0% 증가했다.
창업자들은 현재 스타트업 생태계 활성화에 대한 정부 역할에 대해 아쉬움을 느끼고 있다. 정부 역할 점수는 지난해보다 9.6점 줄어든 52.5점으로, 창업 연차가 높을수록 부정적 인식이 강했다.
창업자들은 스타트업 생태계 활성화를 위해서는 사업비 지원(50.0%), 창업 공간 및 인프라 지원(35.0%), 연구 및 기술개발 부문 지원(32.0%) 등의 정부 정책이 필요하다고 보고 있다. 또한 시급 개선 과제로는 생태계 기반 자금 확보 및 투자 활성화(29.5%), 각종 규제 완화(25.0%), M&A 및 기업공개(IPO) 활성화 지원(10.0%) 등을 시급한 개선점으로 꼽았다. 특히 규제 완화에 대한 요구는 지난해 대비 7.0%나 늘었다. 개인정보보호법, 금융규제, 의료법 등의 규제 완화가 시급하다는 의견이 많다.
참고로 이번 조사에서 창업자들은 스타트업 지원에 가장 적극적인 기업으로 네이버(25.5%), 카카오(20.5%), 삼성(10.5%)을 꼽았고, 스타트업 지원에 적극적인 공공기관으로 창업진흥원(KISED, 29.5%), 창조경제혁신센터(CCEI, 15.5%), 서울산업진흥원(SBA, 9.5%), 한국콘텐츠진흥원(KOCCA, 7.5%)을 선정했다. 입주를 희망하는 창업지원센터는 구글 스타트업 캠퍼스(21.5%), 서울창업허브(9.5%), 아산나눔재단 마루180(7.5%) 순이다.
스타트업 트렌드 리포트 2023을 보면 올해 스타트업 생태계는 지난해보다 더 안 좋아졌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창업자뿐 아니라 스타트업 생태계 구성원 모두 체감할 정도다. 하지만 스타트업 생태계 구성원들은 매출 다각화, 흑자 사업 집중 등을 통해 사업 전략을 재정비하고 내실 다지기에 집중하며 생존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 활발한 정부 지원과 민간 투자자의 적극적인 관심이 필요할 때다. 딥테크나 글로벌 진출도 중요하지만 보다 다양한 스타트업에 기회가 주어지는 분위기를 조성한다면, 혹한기를 지나는 스타트업에 적지 않은 온기가 될 것이다. 2024년에는 많은 스타트업이 혹한기의 고통을 덜 수 있는 해가 되길 기대해 본다.
글 / IT동아 한만혁 기자 (mh@i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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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천: IT동아 (CC BY-NC-ND 2.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