웨어러블의 진화…반지형 제품, 복약 관리하는 워치까지 | KS News
[IT동아 김영우 기자] 일상에서 흔히 쓰던 물건이 첨단 기술과 결합해 스마트한 기능을 갖추게 되는 일은 이제 흔하다. 특히 이용자의 몸에 직접 부착하는 웨어러블 기기의 경우, 기존의 의류나 액세서리처럼 활용하면서 자연스럽게 삶의 질을 개선하는 효과가 있어 이용자 수가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시장조사기관 카날리스가 이달 중순 발표한 보고서에 따르면 2023년 전세계 시장에서 출하된 웨어러블 기기의 수는 전년 대비 2% 증가한 1억 8600만개에 이른다. 이렇게 시장이 커지다 보니 기업간 경쟁도 치열하다.
다만 웨어러블 시장의 대표 제품군인 스마트워치의 경우, 대부분의 제품이 운동 활동 기록 및 건강 정보 모니터링 기능, 워치페이스(시계화면) 교체 기능, 스마트폰 메시지 알림 기능을 비롯한 비슷한 기능을 제공하고 있다. 이렇게 쓰임새가 유사한 웨어러블 제품이 많다 보니 차별화를 위한 기업들의 고심도 크다.
아예 완전히 새로운 형태를 앞세워 시장 공략을 예고한 경우도 있다. 삼성전자의 경우, 지난 1월 신형 스마트폰인 ‘갤럭시 S24 시리즈’를 소개하는 언팩 행사를 진행하며 행사 말미에 반지 형태의 새로운 웨어러블 기기인 ‘갤럭시 링’의 영상을 살짝 공개한 바 있다. 그리고 오늘(26일) 삼성전자는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개최된 ‘모바일 월드 콩그레스(MWC) 2024)’ 행사에서 갤럭시 링의 실물을 처음으로 공개했다.
갤럭시 링의 정확한 사양이나 기능은 아직 공개되지 않았지만 생체정보 센서를 탑재해 운동을 보조하거나 건강 지표를 측정할 수 있다고 삼성전자는 밝혔다. 또한, 기존의 웨어러블 기기에 비해 편안하게 착용이 가능하며, 화면이 없어 배터리 소모량이 적으므로 수면 모니터링과 같이 상시 착용이 필요한 기능을 활용할 때 유용할 것이라는 메시지도 전했다.
삼성전자 외에도 애플 역시 반지 형태의 웨어러블 디바이스 관련으로 추정되는 특허를 2015년에 출원한 바 있으며, 최근에는 피부간 접촉 감지 시스템 관련 특허를 출원했다. 애플이 반지 형태의 웨어러블 기기를 준비하고 있다는 구체적인 발표는 아직 없지만, 시장 상황에 따라 언제든지 제품의 개발 및 출시에 나설 수 있다고 전문가들은 예측하고 있다.
글로벌 대기업들이 웨어러블 기기의 플랫폼 혁신에 집중하는 한편, 중소기업 및 스타트업은 특화 기능 및 개인화 서비스를 통한 틈새 시장 공략에 나서고 있다. 특정 환경 및 용도에 최적화한 제품을 통해 새로운 시장을 개척하겠다는 전략이다.
서울창조경제혁신센터에서 작년에 진행한 ‘2023 K-스타트업 센터(KSC)’ 사업을 통해 선정된 ‘인핸드플러스(대표 이휘원)’가 대표적인 사례다. 2023 K-스타트업 센터는 유망 스타트업의 해외 시장 진출을 돕기 위해 전문가 멘토링 및 해외 현지 프로그램을 지원하는 사업이다. 이를 통해 선정된 인핸드플러스는 스마트워치 기반의 개인 맞춤형 복약/건강 관리 솔루션을 선보였다.
이들이 선보인 ‘인핸드워치’는 밴드 부분에 손바닥을 향하는 카메라를 탑재했으며, 인공지능(AI)가 손에 쥔 약의 종류나 갯수, 복약 여부 등을 자동으로 인식 및 분석한다. 손 동작 전반을 인식할 수 있으며, 약통 뚜껑에 부착된 전자 태그를 통해 카메라가 자동으로 활성화되므로 별다른 조작 없이 약통을 열어 약을 복용하기만 하면 자연스럽게 복약 행동이 기록된다. 또한 기술 응용을 통해 내복약 외에 안약이나 주사약과 같은 다양한 형태의 투약 형태에 대응이 가능하다.
이와 더불어 인핸드워치와 연동된 앱 및 웹 서비스를 통해 복약 알림을 받거나 보호자나 의료진이 환자의 복약 및 식단, 라이프로그의 관리 및 모니터링을 하는 것도 가능해 한층 효율적으로 환자를 돌볼 수 있다. 인핸드워치 솔루션은 현재 일부 제약사 및 임상기관에서 운용하고 있으며, 향후 비대면 진료를 통해 시장이 더욱 확대될 것으로 기대된다.
그 외에 공공 부문에서도 시민 서비스 및 공무수행에 특화된 웨어러블 시스템의 실증 및 도입을 서두르고 있다. 서울시의 경우, 서울시립어린이병원에 보행장애를 겪는 어린이를 위한 로봇형 하지보행 보조 웨어러블 장치를 도입했다. 또한, 서울시 농수산식품공사는 목걸이 형태의 ‘웨어러블 캠’을 도입, 민원인의 권익을 보호하고 민원처리 담당자의 고충을 동시에 해결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이처럼 다양한 형태의 웨어러블 제품이 등장하고 이를 통한 차별화 기능 및 관련 서비스가 등장하고 있는 가운데, 이러한 움직임이 특히 헬스케어 분야의 혁신을 가속화할 것으로 업계는 기대하고 있다. 인핸드워치를 개발한 인핸드플러스의 이휘원 대표는 취재진과의 인터뷰에서 “우리의 지향점은 ‘손목 위의 주치의’이며, 다양한 데이터와 AI를 통해 최적화된 맞춤형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을 것”이라고 의견을 밝혔다.
글 / IT동아 김영우(pengo@itdonga.com)
—————
원천: IT동아 (CC BY-NC-ND 2.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