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트업-ing] 팀로보틱스, “자율 로봇 지게차를 개발하고 있습니다” | KS News
[IT동아 권명관 기자] 최근 로봇 산업이 빠르게 발전하고 있다. 서빙·배달·돌봄·순찰 등을 수행하는 ‘서비스 로봇’이 우리일상 생활 속으로 파고들고 있을 뿐만 아니라 ‘산업용 로봇’이 제조업 생산라인과 각종 건설, 물류 현장에서 맹활약 중이다. 특히, 산업용 로봇은 인공지능(AI)과 센서, 정밀기계, 정보통신(ICT) 등의 기술과 맞물리며 정밀 조립, 기계가공, 입출하, 검사측정, 프레스, 수지가공, 특수용접 등의 반복되는 작업에서 사람보다 더 빠르고 정밀하게 수행해 주목받는다. 또한, 자율주행 기술을 탑재한 물류 로봇도 등장하며 산업 현장 자동화를 고도화하고 있다.
시장조사기관 ‘글로벌인포메이션(GII)’에 따르면, 전 세계 산업용 로봇 시장 규모는 2021년 323억 2000만 달러에서 연평균 12.1% 성장해 오는 2030년 885억 5000만 달러(약 119조 원) 수준으로 확대될 전망이다.
지난 2024년 2월 설립한 팀로보틱스는 작업성과 경제성을 갖춘 산업용 ‘Smart AMR 솔루션’을 제공하는 로보틱스 스타트업이다. 물류 인공지능 스타트업에서 산업용 협동 로봇 시장을 개척했던 백승민 대표와 정진용 CTO, 그리고 로봇 자율주행 소프트웨어를 개발한 이승수 엔지니어가 팀을 이뤄 설립했다. 설립 시기는 짧지만, 산업용 로봇과 자율주행을 결합하는 연구개발 경쟁력은 주변으로부터 인정받고 있다. 이에 IT동아가 백승민 팀로보틱스 대표를 만나 이야기를 나눴다.
지게차와 결합한 산업용 로봇을 개발하고 있습니다
IT동아: 먼저 팀로보틱스는 어떤 기업인지 소개를 부탁한다.
백승민 대표(이하 백 대표): 산업용 로봇을 개발하고 있다. 산업용 로봇은 크게 고정형 로봇과 모바일 로봇으로 나뉘는데, 고정형 로봇은 정지된 위치에 관리자가 지정한 동작을 반복 수행하는 로봇을 의미한다. 자동차 조립 공장과 같은 생산 시설에 있는 로봇 팔을 떠올리면 된다. 모바일 로봇은 움직이며 작업을 돕는 로봇이다. 특히, 모바일 로봇은 전 세계가 코로나19를 겪으며 비대면 문화를 경험한 뒤 가파르게 성장한 물류 산업 현장의 어려움을 해결하며 크게 주목받고 있다.
모바일 로봇은 크게 ‘AGV(Automated Guided Vehicle, 무인 운반 차량)’과 ‘AMR(Autonomous Mobile Robots, 자율 이동 로봇)’으로 나뉘는데, 두 로봇의 차이는 이름의 ‘A’에서 확인할 수 있다. AGV의 ‘A’는 ‘Automated’의 약자로, ‘자동’을 뜻하며, AMR의 ‘A’는 ‘Autonomous’의 약자로 ‘자율’을 뜻하기 때문이다.
자동과 자율의 차이는 꽤 크다. AGV는 자동으로 움직이지만, 바닥의 자기 테이프나 바코드 등의 지정된 가이드를 따라 움직인다. 때문에 지정한 경로로만 이동한다. 장애물이 경로를 가로막는 등 예기치 못한 문제가 발생하면 사람이 직접 제어해 줘야 한다. 반면, AMR은 주변 정보를 탐지하고 분석하며 최적의 경로를 로봇이 스스로 이동한다. 움직이는 경로에 갑자기 장애물이 나타나도 경로를 재탐색해 충돌하지 않고 지나간다. 공장과 같은 산업 현장을 분석해 변화하는 환경에 스스로 대응하는 특징을 지니고 있다.
정리하면, 팀로보틱스는 산업용 모바일 로봇 중 AMR 개발에 집중하고 있다. 공장, 물류센터 등 넓고 복잡한 산업 현장에서 무거운 짐을 옮겨주는 물류 로봇을 개발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IT동아: 요즘 식당에서 많이 볼 수 있는 서빙 로봇을 AMR이라고 생각해도 되는지.
백 대표: 보기에 따라서는 맞다. 길을 막는 사람을 알아서 피하고, 떨어진 물건이 있다면 이를 피해 움직이는 자율 주행이라는 측면에서 AMR이라고 할 수 있다. 다만, 팀로보틱스가 집중하고 있는 것은 식당과 같은 일반 현장이 아닌 산업 현장이기에 같은 AMR이라도 접근하는 방식이 다르다. 산업 현장은 정말 복잡하다. 수많은 장비와 사람이 움직이고, 곳곳에서 제품 생산을 위한 자재를 운반한다. 예기치 못한 장애물도 갑자기 나타날 수 있다. 때문에 다양한 센서를 통해 산업 현장의 주변 정보를 파악해 분석해야 한다.
팀로보틱스는 산업 현장에 도움 되는 AMR로서 ‘자율 로봇 지게차’라는 목표를 가지고 기술을 연구개발 중이다. 무거운 장비나 짐을 들어 옮기는 지게차 역할을 수행할 수 있도록 고도화하고 있다. 산업 현장에서 흔히 사용하는 ‘팔레트(Pallet, 물류센터나 공장 등에서 지게차로 제품이나 장비, 물건 등을 위에 쌓아 지게차 등으로 옮기는 깔판)’를 우리의 AMR이 알아서 운반하는 것이 최종 목표다.
중소 산업 현장 적용을 위해 경제성을 높이고 있습니다
IT동아: 지게차가 알아서 짐을 옮길 수 있는 로봇으로 업그레이드하는 셈이다.
백 대표: 다시 한번 강조하지만, 산업 현장에서 원활하게 사용할 수 있는 로봇은 보다 정밀한 작업을 필요로 한다. 산업 현장에서 요구하는 특수한 환경과 작업을 만족할 수 있어야 하기 때문이다. 일반인들이 이용하는 식당의 서빙 로봇이 수행하는 역할과 무거운 장비와 짐들이 널려 있는 산업 현장의 로봇이 수행하는 역할에서 오는 차이다.
산업용 로봇의 수행 목적은 작업을 원활하게 연결해야 한다는 점이다. 작업자(사람)의 개입을 최소화하고 효율화하는, 각 작업 공정 사이의 브릿지 역할을 수행해야 한다. 이를 위해 요구하는 정밀도가 매우 높다. 이게 가장 크다. 무거운 짐을 옮기는 자율 로봇 지게차는 오작동 시 큰 인명 피해를 유발할 수 있다. 갑자기 등장한 작업자와 부딪히거나 넘어져 있는 장애물을 제대로 탐지하지 못해 넘어지기라도 하면 사고로 연결될 수 있다.
이에 주변 정보를 정확하게 파악할 수 있는 센서를 갖춰야 하고, 고정밀 위치 제어 성능을 탑재해야 한다. 팀로보틱스의 장점은 여기에 있다. 팀로보틱스만의 고정밀 위치추정 알고리즘을 통해 저비용 고품질을 보장하고자 한다. 기존 3D 라이다(LiDAR) 센서 대비 5% 가격의 센서를 사용하는데, 가격은 저렴하지만 마치 길들이기 어려운 야생마와 같은 센서를 열심히 다듬고 있다(웃음). 비반복 감지 패턴 기반 주변 환경 감지 범위를 극대화하는 작업을 연구하고 있으며, 여기서 발생하는 난해한 데이터를 ‘Advanced SLAM 알고리즘’으로 처리하고자 한다.
이러한 경쟁력은 팀로보틱스의 공동대표이기도 한 정진용 CTO가 있기에 가능하다. 국내에서 라이다 센서를 활용한 SLAM의 손꼽히는 실력자라고 자부한다(웃음).
IT동아: 기존 3D 라이다 센서 대비 5% 가격… 이거 너무 저렴한 것 아닌가.
백 대표: 하하. 이쪽 업계에서는 모두 알고 있는 센서다. 흔히 ‘대륙의실수’라고 불린다. 이 라이다 센서를 이용하면 생산 비용을 최대 3000만 원 절감할 수 있다고 판단한다. 다만, 방금 말했듯 정말이지 야생마처럼 길들이기가 너무 어렵다. 다행히 정진용 CTO를 포함해 팀로보틱스의 초기 팀원은 국내에서 누구보다 빠르게 해당 센서를 연구하기 시작했고, 활용할 수 있는 방법을 찾기 위해 노력했다. 이를 통해 팀로보틱스는 기존 3D 라이다 대비 저렴한 센서를 활용해 자율 로봇 지게차의 생산 비용을 낮추고, 작업자가 팔레트 위치를 직접 지정하지 않아도 자율 로봇 지게차가 알아서 팔레트를 인식해 빈 공간으로 옮길 수 있도록 개발하고 있다.
산업 현장의 특수한 환경을 고려해야 합니다
IT동아: 자율 로봇 지게차에 집중하는 이유가 궁금한데.
백 대표: AMR은 AGV보다 더 효율적으로 산업 현장을 효율화하고 개선할 수 있기 때문이다. 기존 AGV는 특수한 상황이 자주 발생하는 산업 현장에 범용적으로 적용하기 어려웠다. 정해진 경로로만 이동할 수 있는 AGV는 반쪽짜리 자율주행이라고 할 수 있다. 특히, AGV를 산업 현장에 적용하기 위해서는 산업 공간을 AGV에 맞춰 재구축해야만 한다. AGV가 이동하는 경로를 미리 지정해야 하고, 작업 프로세스를 지정해 맞춰야 한다. 그만큼 비용과 시간도 많이 필요하다. 몇몇 대기업만이 감당할 수 있는 규모다. 비교적 자금 경쟁력이 낮은 중소기업이 AGV를 공장에 적용하기에는 부담이 크다.
AMR은 알아서 판단하고 움직이며 작업을 돕는다. 기존 산업 현장을 재구축할 필요가 없다. 그만큼 비용을 절감할 수 있다. 지게차가 알아서 작업자와 바닥에 떨어진 장애물을 피해 움직이며 작업에 필요한 짐을 옮겨 주는 장면을 상상해 보자. 얼마나 편리한다. 무거운 짐을 옮기기 위해 여러 사람이 작업할 필요도 없고… 작업 시간 단축, 인명 피해 감소, 생산 비용 감축 등 여러 장점을 가져올 수 있다.
자율 로봇 지게차를 현장에 투입할 수 있도록 고도화한다면, 일부 대기업이 많은 비용과 시간을 들여 구축한 산업 현장의 자동화를 중소기업도 채용할 수 있다고 생각했다. 그만큼 열악한 산업 현장을 개선할 수 있지 않겠나. 물론, 여전히 해결해야 하는 문제는 많다. 제대로 움직이는 자율 로봇 지게차를 완성에 대해 우려하는 목소리도 많이 들었다. 그만큼 더 노력하며 도전하는 중이다(웃음).
팀로보틱스가 추구하는 자율 로봇 지게차는 중소기업도 이용할 수 있는 AMR이다. 생산 설비를 바꿀 필요도 없다. 자율 로봇이 움직일 수 있도록 여러 조건에 맞춰 따로 공간을 구축하지 않아도 된다. 로봇이 알아서 판단해 움직이는데, 기존 자동화 비용 대비 1/4 수준이다? 산업 현장에서 사용하지 않을 이유가 있을까?
IT동아: 팀로보틱스는 언제 설립했는지.
백 대표: 2024년 2월이다. SLAM 전문가인 정진용 CTO와 로봇 자율주행 SW를 개발하고 있는 이승수 엔지니어와 함께 시작했다. 이전 회사에서 SLAM 기술 기반의 인공지능 물류센터 모빌리티 솔루션을 개발했는데, 당시 경험과 과거 산업용 로봇 사업 경험을 토대로 팀로보틱스를 창업했다. 이전부터 나름 실력은 인정받았다고 생각한다.
팀로보틱스 설립 이후 지식재산센터의 IP 나래 프로그램, 경기도체크노파크의 이전기술 기반 창업 지원사업, 지멘스 글로벌 기업 협업 프로그램, 경제과학진흥원의 경기도 R&D 첫걸음 기설부설연구소 지원 사업 등 여러 지원 사업에 선정되었다. 이곳 시흥창업센터 입주와 함께 시흥산업진흥원을 통해 시화반월 국가 산업단지에 위치한 중소 제조공장에서 자율주행을 테스트할 수 있는 기회도 얻었다. 이를 통해 산업 현장의 생생한 목소리를 들으며 로봇에 반영하는 형태로 개발을 고도화하고 있다. 우리의 경쟁력을 인정받은 성과라고 생각한다.
IT동아: 확실히 최근 설립한 스타트업이 이렇게 여러 지원사업과 실증사업에 선정되는 일은 많지 않은데.
백 대표: 감사할 따름이다. 팀로보틱스는 15년 이상 로봇 분야에서 경험을 갖춘 팀원이 모여 만든 스타트업이다. 인공지능 물류센터 모빌리티 솔루션을 개발했던 스타트업에서 연구개발을 계속했었다. 과거 사업화까지 경험했다는 점을 주변에서 높게 평가해 주는 것 같다.
마침 최근에 지난 1970년에 설립한 뒤 50년 이상 지게차를 제조하고 있는 업체와 MOU를 맺었다. 우리가 추구하는 자율 로봇 지게차 솔루션을 현장에서 완성할 수 있도록 협력 중이다. 산업 현장에서 신뢰하며 활용할 수 있는 자율 로봇 지게차는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 모두 중요한데, 좋은 파트너를 만났다고 생각한다.
아직 새내기에 가까운 스타트업이라는 점, 그리고 업계 후발주자라는 점은 우리 스스로도 충분히 인지하고 있다. 하지만, 우리가 추구하는 자율 로봇 지게차는 중소기업도 저렴한 비용에 도입할 수 있는 유용한 장비라고 확신한다. 막대한 비용이 필요한 기존 산업 자동화 설비와 달리 빠르게 적용할 수 있는 자율 로봇 지게차를 선보일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는 우리 팀로보틱스에 많은 관심과 응원을 부탁드린다.
글 / IT동아 권명관(tornadosn@i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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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천: IT동아 (CC BY-NC-ND 2.0)